남기일 감독 “탄소 배출 줄이기, 제주 넘어 전국서 동참해야”
제주 유나이티드 구단은 2일 FC 서울과 홈경기를 치렀다. 2주만에 홈경기를 연 제주는 이날 경기를 탄소중립 경기로 명명했다.
온실가스 등 탄소 배출을 최소화해 지구 온도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앞서 K리그 또한 지난 2021년 2월 탄소중립리그로서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최근 기업들도 ESG(환경, 사회적 책임, 기업지배구조) 경영을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제주 구단은 이날 경기 이전부터 탄소 배출량 감소(중립화)를 목표로 움직여왔다. 상반기 홈경기에서 배출량을 산정한 결과 이들은 축구겨익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약 60톤이라고 전했다. 관중이나 선수단 이동, 경기장 전력 사용, 식음료 소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두 탄소가 배출된다.
이에 제주는 이 같은 요인들을 고려, 구단 안팎으로 탄소배출 최소화를 독려했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에게는 셔틀버스 이용토록 했다. 킥오프 약 1시간 전, 제주도내 각지역에서 출발한 셔틀버스가 경기장으로 도착했다. 제주 선수단은 전기버스를 이용했다.
경기장 주변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됐다. 업사이클링 제품을 판매하는 '지구마켓'이 열렸고 제주 구단의 의류 스폰서인 FILA도 친환경 이벤트를 열었다.
킥오프에 앞서서는 탄소중립축구경기 선포식이 열리기도 했다. 구자철, 오영훈 제주지사,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이사, 주민규 등이 나서 자전거를 타며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기장 안에서도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이어졌다. 입장 관람객의 손에는 일회용컵이 아닌 다회용컵이 쥐어졌다. 관중을 대상으로 탄소제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 참가자들에게는 경품을 전달했다.
관중들이 사용한 투명 플라스틱 또한 반납을 독려했다. 제주는 그린포인트 제도를 런칭한 바 있다. 투명 플라스틱 페트병을 '클린존'에 반납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제도다.
이날 제주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에도 특별한 의미가 담겼다. 이번 시즌 제주는 홈 유니폼의 경우 구단 상징색인 주황색, 원정 유니폼은 파랑색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검정색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 경기에 맞춰 발매한 재생 유니폼이다. 해주 해녀를 상징하는 의미까지 담겼다. 가슴에는 스폰서 로고와 함께 'Carbon Net Zero'라는 문구로 탄소제로의 의지를 다졌다. 이날 득점을 기록한 선수들은 저마다 가슴에 새겨진 문구를 가리켰다.
남기일 감독은 이날 탄소중립 경기에 대해 "환경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라며 "구단이 기획한 부분에 저도 동참했고 선수들도 적극 힘을 모아줬다. 제주 이외 지역에서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제주의 이벤트는 이날로만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향후 홈경기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산정해 제3자 거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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