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반도체특위 위원장직 수락 ‘헌정 사상 초유’…다음 총선서 화성 분구 지역 노릴 가능성
양향자 무소속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양향자 의원이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 위원장직을 수락하자, 여의도 안팎에선 “여당 입당은 시간문제”라는 말이 나왔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출동한 6월 28일 반도체특위 첫 회의는 사실상 양향자 입당식을 방불케 했다. 권 원내대표는 양 의원을 거론,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치켜세웠다. 여당 특위 위원장직을 야당 출신이 맡는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양 의원은 반도체특위 첫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무소속 의원으로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야당 한 관계자는 “여당에 발을 걸치지 않고 양향자 브랜드로 22대 총선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의원이 ‘인물론’을 앞세워 총선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는 뜻이다.
정치권에선 22대 총선 때 양 의원이 경기도 화성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지역엔 삼성전자 평택반도체공장이 있다. 삼성 고졸 신화를 이룬 흙수저가 ‘삼성의 도시’인 화성에서 자신의 정치생명에 베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 의원은 삼성전자 임원(상무)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화성시는 동탄 신도시가 만들어진 이후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부상했는데 현재도 민주당 소속인 송옥주(갑) 이원욱(을) 권칠승(병) 의원이 터를 잡고 있다. 다만 화성갑의 경우 제20대까지는 국민의힘 계열이 우세한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었다. 이 지역 터줏대감은 친박(친박근혜) 좌장인 서청원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으로, 2013년 재보궐 선거로 입성한 이후 제20대 총선까지 지냈다. 화성을 지역은 13∼18대까지 여야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19∼21대까지 이원욱 의원이 내리 3선을 했다.
차기 총선을 앞둔 화성의 핫이슈는 분구인데, 여의도에선 이 지역에 갑·을·병의 뒤를 잇는 지역구(정)가 더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MZ세대 정치인 전용기 의원이 이 지역을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의원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 수장이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인재영입 7호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그해 광주 서구을에 출마, 31.5%로 낙선한 양 의원은 4년 뒤 21대 총선에서 두 배가 넘는 득표율(75.8%)로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승승장구하던 양 의원은 지난해 보좌진 성비위 의혹이 불거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이 2021년 7월 12일 제명 결정을 내리자, 양 의원은 이튿날 전격 탈당했다.
이후 민주당은 지난 4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을 목적으로 양 의원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보임했다. 안건조정위 의결 정족수(6명 중 4명 이상)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일종의 ‘알박기’였다.
그러나 양 의원은 “졸속 검수완박은 재앙”이라고 반발, 이후 민형배 의원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양 의원과 민주당이 루비콘강을 건넌 것은 이때부터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양 의원이 민주당에 실망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며 “복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윤지상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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