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 씨(가명)는 우리에게 그 맛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보통의 오징어볶음에서는 나지 않았던 '쓴맛'이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올케가 정성스레 만들어준 음식이 설마 그럴 줄은 몰랐다고 한다.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기 시작한 건 일주일 후 오징어볶음에서 났던 쓴맛이 올케가 준 카레에서도 나면서부터였다. 민지 씨네 부부와 윗집에 사는 부모님까지 모든 식구가 올케가 만든 카레를 먹었지만 이상한 쓴맛이 났던 카레는 오직 민지 씨 부부의 카레뿐이었다.
무언가 이상한 것이 들어갔다는 확신에 의뢰했던 성분분석 결과는 상상초월이었다. 민지 씨 부부가 받은 카레에서 '메탄올'이 검출된 것이다. 검출된 메탄올의 수치는 약 8%. 실명이나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정도였다.
처음엔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며 발뺌하던 올케 박 아무개 씨(가명). 하지만 그녀의 핸드폰 검색기록엔 충격적인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민지 씨의 남편은 "여기 다 찾아봤네. '메탄올', '실명' 이런 거 다 찾아봤네. 찾아봤죠?"라고 말했다.
메탄올이 들어간 음식물을 먹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민지 씨 부부는 부랴부랴 병원을 찾았다. 민지 씨의 남편이 메탄올 섭취로 인한 이상 증세가 있었던 것. 그리고 무엇보다 민지 씨의 뱃속에 결혼 5년 만에 어렵게 얻은 소중한 생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 씨 역시 한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임신한 자신에게 독극물이 든 음식을 준 올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민지 씨. 박 씨의 남편 성재 씨(가명)도 당황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성재 씨는 "저랑 부부싸움 하고 저랑 육아 가지고 스트레스 받고하면 나를 죽여야지. 왜 시누이를 죽이려고 하겠어요? 시누이하고 그런 마찰도 없는데"라고 말했다.
본인과 잦은 부부싸움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박 씨가 남편을 제외한 다른 시댁 식구들과는 큰 갈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 건물에 같이 사는 것은 맞지만 앙금이 쌓일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박 씨는 왜 큰 교류도 없던 시누이 부부를 타겟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인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아버지의 시신을 냉장고에 방치한 아들에 대해 알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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