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페스티벌>의 한 장면. |
오르가슴을 얻는 것 이외에 별다른 목적이 없어 보이는 자위행위. 그러나 영국 맨체스터대학 생물학 전공 로빈 베이커 교수는 “남성이 자위 후 섹스를 하면 파트너 여성이 훨씬 임신하기 쉽다”고 말한다. 자위 후 섹스 시 사정했을 때는 평상시에 비해 정자 수 자체는 줄어들지만 정자의 질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남성이 자위로 사정한 뒤 섹스 시 다시 사정을 하게 되면, 여성의 자궁까지 도달하는 정자 비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즉 자손을 남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동물 수컷은 인기가 많을수록 더욱 빈번히 자위를 하는데, 이는 자신의 몸에서 양질의 정자를 얻으려는 본능 때문이라고 한다. 베이커 교수는 인간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자위는 고등동물이 누릴 수 있는 특권과도 같다. 동물 중 수컷은 페니스를 땅이나 나뭇가지에 문지르며 자위행위를 하는데, 영장류 등 고등동물로 갈수록 손이나 신체 중 발달된 부분을 사용한다. 꼬리 감는 원숭이(Cebus)는 꼬리를 이용하며, 코끼리는 코를 이용한다. 가장 머리가 좋은 돌고래는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에 페니스를 대고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
한편 자위는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에 의하면, 50대 이상 남성이 자위를 할 경우 전립선암을 방지할 수 있다. 이는 영국의 노팅엄 대학에서 8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인데, 성교보다 자위가 더 효과가 크다. 왜 그런지 아직껏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성호르몬이 영향을 끼쳐 암세포를 자극하는 신체 내 호르몬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성교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자위로 오르가슴을 느끼곤 한다. 맨체스터대학 생물학 연구팀에서는 섹스로 오르가슴을 경험하지 못한 여성 중 80%가 자위로 오르가슴을 경험한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여성이 오르가슴을 경험하면 임신 확률이 높아진다. 자궁과 질이 마찰을 하며 수축을 되풀이하면 체내로 들어온 정자를 강력하게 흡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여성이 자위 후 오르가슴을 지속하면서 섹스를 하면 임신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자위로 오르가슴을 느낄 때 자궁에서 점액이 대량으로 분비되며 질내 산성이 높아지는데, 이때 산성은 균의 번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가하면 일본의 한 대학 심리학 연구팀은 자위가 상상력을 키워준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포르노나 에로 비디오 등 시각적인 자극제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창조성이 더 좋아진다고 한다.
그러면 자위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경우는 어떨까? 지난 5월 미국 <허핑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하루에 47차례나 자위를 하는 등 성욕과다증으로 고생하던 36세 브라질 여성이 고용주를 상대로 직장에서 자위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해 승소했다. 이 여성은 강한 진정제를 복용한 후 하루에 18번으로 자위행위를 줄이긴 했으나 습관을 갑자기 고치기가 어려워 소송을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여성을 진료한 전문가들은 강박증과 조울증이 원인이 되어 병적으로 자위행위를 한 것으로 봤다.
또 2010년 하버드대학 로버트 앤더슨 교수가 16세부터 26세까지 주 10회 이상 자위를 하는 남녀 2000명을 과거 2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뇌세포가 감소되었단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앤더슨 교수는 자위 시 뇌에서 분비되는 엔도르핀 때문이라 분석하고 있다. 쾌감을 안겨주는 엔도르핀은 자위가 끝나면 산화되는데, 이것이 뇌세포를 파괴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