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트를 빼입고 퇴근길 런웨이에 나선 곳은 동묘. 메뉴 하나로 이 일대 직장인들의 입맛을 휘어잡은 곳이 있다. 바로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매운 냉면이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확 날려줄 화끈한 맛이 일품이라는데 이젠 모녀가 힘을 합쳐 가게를 꾸려갈 정도로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고민은 여기서 하지 않아도 된다. 매콤한 비빔장이 같이 들어가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맛을 같이 즐길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비빔장이 없는 순한 냉면부터 조금 매운 냉면, 아주 매운 맛까지 총 5단계로 세세하게 나뉜 맛 덕분에 손님들이 취향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작은 것 하나라도 손님들 입맛을 맞춰주고 싶다는 게 주인장의 고집이라는데 그 철칙은 냉면의 비주얼에도 반영됐으니 곱빼기를 시키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듯한 엄청난 양에 놀란다.
곱빼기이니 말 그대로 곱절로 줘야 한다는 게 주인장의 인심이라는데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산더미로 올라간 오이채다. 냉면 한 그릇에 오이 한 개가 들어갈 정도다.
일반 오이보다 더 아삭하다는 취청오이를 아낌없이 넣어줘 쫄깃한 면발과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는데 푸짐한 냉면 한 그릇에 담긴 모녀의 40년 이야기를 만난다.
한편 이날 '커피 한잔 할래요'에서는 경기 화성의 자두나무숲 농원 카페를 찾았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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