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동물이나 치과 무서워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짖고 으르렁대고 난리가 난 반려견들 사이에서 무념무상의 얼굴을 한 개가 있으니 10살 바니다. 치과 병원을 제집 마냥 돌아다니지만 최근 밥을 거부하는데다가 좋아하던 고구마마저 잘 먹지 못한다.
보호자의 애정 어린 호소에도 물배만 채운다는 바니. 이빨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치과의사와 수의사 자격을 모두 갖춘 조희진 수의사가 나섰다.
10여 년간 사람과 동물의 치아만을 치료해 온 그녀. 먹기를 거부하는 바니의 입속 사정을 들여다보는데 바니의 이빨들이 심하게 흔들린다. 게다가 뽑아야 하는 이빨이 한두 개가 아니다. 과연 바니는 다시 예전처럼 잘 먹을 수 있을지 치료가 시작된다.
수많은 동물실험으로 발전한 치과 기술을 이제는 동물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조희진 수의사. 그런 그녀가 한 유기견 보호소를 찾았다. 입양 간 유기견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날 강아지 한 마리, 한 마리 꼼꼼히 살핀다.
그런데 유독 경계심이 심한 한 녀석이 눈에 띄는데 입 냄새부터 심상치 않은 12살 슈나우저 수홍이다. 수홍이의 입 안을 살펴보던 조희진 수의사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알고 보니 치석이 심각할 뿐 아니라 치석으로 생긴 염증으로 턱뼈가 녹았을 수도 있어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다. 곧바로 병원을 찾은 수홍이가 수술대에 올랐다.
노령견인 만큼 마취도 수술도 우려되는데 수홍이는 수술을 잘 끝낼 수 있을지 수홍이의 사연이 공개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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