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위치한 섬들의 천국 전라남도 신안. 1025개의 섬 중에서도 사랑(慈)과 은혜(恩)가 가득한 섬 '자은도(慈恩島)'가 있다. 이곳에는 삶을 여행하듯 살아가는 이승철 씨(63)와 그의 여행에 동행하는 단짝들이 살고 있다.
승철 씨가 자은도에 터를 잡게 된 건 6년 전 한적하고 자유로워 매일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 수 있는 이곳이 반려견들에게 '낙원'이 될 것 같아 눌러앉기로 결심했다.
승철 씨는 봄이, 백만이, 바다 모두 세 마리의 단짝과 함께 살고 있다. 백 년이 넘은 고택을 인테리어를 전공한 실력을 살려 개성있는 집으로 고쳐 살고 있는데 집 곳곳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름 아닌 운동 기구들이다. 운동 마니아인 그의 몸은 예순이 넘은 나이라고는 믿을 수 없이 탄탄하다.
그가 이렇게까지 체력 관리에 힘쓰게 된 것은 모두 단짝들과 한 약속 때문이다. 지난해 키우던 반려견들을 떠나보냈다는 승철 씨. 슬픔 속에서도 '반려견들의 마지막을 지켜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고 지금의 단짝들 역시 생의 마지막을 반드시 지켜주겠노라 스스로 약속을 한 것.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건강해야 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공놀이를 좋아하는 첫째 봄이, 수영을 좋아하는 둘째 백만이, 언제나 에너지 넘치는 막내 바다까지 활동적인 단짝들을 위해 승철 씨는 쉴 틈이 없다. 산으로 바다로 산책도 데리고 가야 하고 집에 있어도 온갖 손재주를 발휘해 녀석들의 장난감을 만들어 함께 놀아준다.
저희끼리 놀라며 둘 법도 한데 농사일을 볼 때 빼고는 항상 녀석들과 함께하는 승철 씨. 반려견들을 위해 이렇게까지 부지런히 살아야 하느냐며 누군가는 묻는단다. 그럼 승철 씨의 대답은 단순하다.
"개들은 나보다 다리가 두 개 더 많잖아요. 네 다리를 가진 녀석이 세 마리인데 제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지 않겠어요?"
승철 씨가 반려견들을 키우며 세운 철칙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책은 필수'다. 자은도에 자리를 잡은 것도 주변에 놀러 갈 섬이 많아서였을 정도다. 그렇게 매일 빼놓지 않는 산책을 그는 '여행'이라고 표현한다.
녀석들과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으니 누가 뭐래도 여행이고 그런 기분으로 살면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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