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부부 중에서도 결혼 0~4년 차 신혼부부의 이혼율이 18.8%로 가장 높다. 겉보기엔 알콩달콩하기만 한 이들에게 권태기가 찾아온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종교 단체에서 만나 한눈에 사랑에 빠졌다는 결혼 4년 차 연상연하 신혼부부. 각각 회사원과 프리랜서 모형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들은 등장부터 커플티, 커플 운동화를 맞춰 신은 다정한 모습을 보여 오은영 박사는 물론 MC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어 공개된 부부의 일상은 깨가 쏟아질 정도로 달콤함이 넘쳐흘렀는데 주말 아침 남편은 아침 일찍부터 청소, 빨래에 나섰고 곧바로 식사 준비까지 척척해 내는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스페셜 MC 김승현과 하하는 "저런 모습을 제 아내가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남편의 성실함에 난감한(?) 반응을 보였을 정도다.
하지만 남편이 부지런히 가사 일을 하는 동안 아내의 모습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오후 2시가 다 되어서야 잠에서 깬 아내의 행동은 황당 그 자체였다. 거실 소파에 다시 베개를 베고 누워 핸드폰만 보며 남편에게 잔소리와 지시만을 하고 있었던 것. 마치 게으른 베짱이와 부지런한 개미를 연상시키는 두 사람.
베짱이 아내와 개미 남편, 일명 '베개 부부'의 영상을 지켜본 MC들은 부부의 전혀 다른 생활 패턴에 의구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부부의 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남편이 자전거 라이딩, 아파트 동대표, 독서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며 활동적으로 사는 데 비해 아내는 외출을 전혀 하지 않고 줄곧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이 대조적인 일상을 유심히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얼핏 보면 별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 지금까지 출연한 부부 중에서 가장 심각하다"고 단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남편은 아내와 집에 있는 걸 못 견뎌 한다"며 "아내는 남편이 왜 그런지 알아야 한다"고 족집게 솔루션을 예고했다.
주말 오후 남편의 갑작스러운 외출에 아내가 토라지자 집에 돌아온 남편은 아내에게 시장 나들이를 제안한다. 다정한 모습도 잠시 시장에서 두 사람의 공방전이 시작됐다. 남편은 과일, 간식거리 등 적극적으로 쇼핑에 나서려 했지만 말하는 족족 아내의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닭강정 하나를 구매하기로 한 두 사람. 하지만 남편이 계산 직전에 잠시 자리를 비우자 혼자 남겨진 아내는 심각하게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집으로 돌아와 아내는 갑자기 자리를 비웠던 남편을 추궁하기 시작했고 남편은 7000원짜리 닭강정조차 마음 편히 사지 못 하게 하는 아내에게 서운함이 터져 나왔다. 결국 남편이 집 밖으로 나가 버리며 두 사람의 갈등은 절정에 달한다.
다음 날 저녁 남편은 밤늦게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아내는 계속해서 남편에게 연락했지만 남편은 아내의 연락을 보고도 받지 않았다. 한참이 지난 뒤 집에 들어온 남편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남편은 아내와 연락하는 게 '감정 노동' 같이 느껴지며 사랑을 연기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고 솔직한 마음을 처음 드러낸 것. 항상 다정했던 남편이 털어놓은 속내에 아내는 충격을 받아 말을 잇지 못했다. 연애 때와는 달라진 남편에게 서운한 아내, 그리고 그런 아내에게 일일이 맞춰주기에 지쳐간다는 남편. '베개 부부'는 소꿉장난 같은 마인드를 버리고 진정한 의미의 결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지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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