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평타운’ 데뷔전보다 성장, ‘대물’ 무리한 레이스 아쉬움, ‘더블에지’ 베스트 컨디션 보였다면…
#원평타운(국6·수)
원평타운은 현재 21승을 거두며 다승 부문 4위에 올라있는 서울 10조 정호익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포입말)이다. 7월 16일 실전 두 번째 경주에서 아쉬운 레이스 속에 3위를 기록하며 데뷔전(5위)보다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기에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8번(끝번) 게이트에서 무난한 출발로 2위 그룹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5번 라온자이언트(인기 1위)가 뛰어난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두에 나섰고, 원평타운은 외곽 2선에 자리 잡았다. 그런데 약 200m 지점에서 갑자기 스피드를 올리며 선두에 나섰다.
순간 무리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페이스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넘어가는 것은 오버페이스라는 느낌이었다. 4코너를 지나 결승선 전방 200m까지는 선두를 유지했지만, 결국 결승선 코앞에서 덜미를 잡히고 3위로 밀렸다. 만약 선행을 넘어가지 않고, 라온자이언트 뒤에서 선입으로 페이스를 안배했다면 충분히 2위는 가능했던 경주였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있다. 부마 모타운과 모마 시어리어슬리마인은 모두 원평타운이 첫 번째 자마라 평가하기 곤란하지만, 좋은 유전자를 보유한 것은 분명하다. 조부마 엉클모는 2010년 챔피언 2세 수말에 선정되었고, 2020년 미국 리딩사이어 3위에 오를 정도로 씨수말로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 외조부 마인샤프트도 2003년 미국 연도 대표마에 선정될 정도로 명마였고, 2020년 씨수말 순위에서도 48위를 기록했다.
500kg이 넘는 좋은 체구와 혈통을 지녔고, 무리한 레이스를 펼치고도 3위를 기록하며 데뷔전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였기에 차기 경주에서는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은성마루(국4·암)
은성마루는 서울 54조 박천서 마방의 국내산 3세 암말이다. 7월 16일 경주에서 엄청난 기량 향상을 보이며 9마신 차 대승을 기록해 다음 경주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
1200m 1번 게이트에서 출발은 평범했지만, 특유의 스피드를 발휘하며 쉽게 선행을 장악했다. 2번 하이파크와 8번 원앤온리가 바로 뒤에서 압박해 왔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제어하며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결승선에서도 이전 경주와는 달리 끝까지 좋은 탄력을 발휘했다. 결국 2위권을 9마신이라는 큰 차이로 따돌리고 압승으로 마무리했다.
데뷔전 우승 이후 그동안 다섯 번의 경주에서 매번 뒷심 부족으로 입상에 실패하며 팬들 사이에서도 신뢰가 무너진 상태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벽하게 달라졌다. 지난주 서울과 부산을 통틀어 가장 큰 변화를 보인 마필로 평가될 정도다. 기록상으로도 입증되었다. 같은 날 치러진 4군 경주 우승기록(라온더제트)이 1분 13초 5였는데, 은성마루의 기록은 이보다 빠른 1분 12초 8이었다. 비록 기록상이지만, 5군마가 4군마를 이기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번 경주 우승으로 4군에 올라갔는데, 단독 선행이 유력한 경주에서는 입상을 기대할 만하다.
#대물(국5·수)
대물은 현재 18승으로 다승 부문 9위를 기록 중인 서울 22조 안병기 마방의 국내산 3세 거세마다. 7월 17일 경주에서 배당판 바람을 일으키며 인기 1위로 팔리고, 결과는 3위에 그쳤지만, 전개상 아쉬움이 컸기에 다음 경주에서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200m 4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로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전형적인 선행마인 6번 명진캔디가 초반 선두에 나섰는데, 약 300m 지점부터 무리하게 추진하며 선행을 강탈했다. 이후에도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 레이스로 일관했다. 결국 결승선 100m를 남기고 퓨리오사, 라스트펀치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3위로 골인하고 말았다.
만약 무리하게 선행을 나서지 않고, 명진캔디 뒤에서 편하게 선입으로 페이스를 안배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2위마 라스트펀치와의 차이가 2마신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메니피(2019년 폐사)는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씨수말이었다. 모마 아이즈어글로우는 팔팔빅토리(2군), 컨저버티브(2군)를 배출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물은 비록 꼴찌에 머물렀지만, 코리안더비에 출전했을 정도로 잠재력은 좋은 마필이다. 이번 경주를 앞두고 거세를 단행하며 두 달 공백을 가졌는데, 잘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5군에 속해있지만, 최종 목적지는 2군으로 볼 수 있어 앞으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더블에지(국4·수)
더블에지는 서울 26조 안해양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이다. 7월 17일 경주에서 인기 2위로 팔리고 결과는 3위에 그치며 실망을 안겼지만,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한 경주가 아니기에 액면 그대로 인정하면 안 된다. 분명히 잠재력이 좋은 마필이기에 다음 경주에서는 2위 내의 입상이 기대된다.
1700m 4번 게이트에서 무난하게 출발했지만, 스피드 부족으로 최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발 빠른 마필이 많았고, 크게 의지를 보이지도 않는 모습이었다. 이후에도 후미에서 별다른 변화 없이 레이스를 전개하다가 4코너에서 외곽을 선회하며 조금씩 격차를 줄였다. 여섯 번째로 결승선에 들어선 후,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그러나 결과는 3위에 그쳤다.
복승식 3.1배를 기록할 정도로 팬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음에도 3위에 그친 이유는 마필의 컨디션이었다고 본다. 직전 농림부 장관배 대상경주에서 5위를 기록할 정도로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이번 경주에서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직전 경주 이후 질병(파행·근육통)으로 훈련 때부터 베스트 컨디션을 보이지 못했고, 당일 주로 출장 시에도 직전과는 확연히 다른 떨어진 컨디션이었기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잠재 능력은 상당히 우수한 마필이다. 작년 2세 때에는 브리더스컵에서도 2위를 기록했고, 올해는 삼관 경주에 모두 출전했을 정도로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현재 4군에 속해있는데, 레이팅이 50으로 꽉 찼다. 다음에는 3위만 기록해도 3군으로 올라간다. 따라서 마방에서도 다음 경주는 신중하게 준비할 것이고,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마도 웬만한 편성이라면 입상을 기대해도 좋다.
#드래곤스타(국5·암)
드래곤스타는 초반 부진을 씻고 최근 뚜렷한 상승세(7월 다승 2위)를 타고 있는 서울 33조 서인석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7월 17일 데뷔전에서 우수한 추입력을 발휘하며 3위를 기록,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2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을 했지만, 스피드 부족으로 조금씩 밀리며 중위권 뒷부분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를 일곱 번째로 돈 후,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비록 3위에 그치고 말았지만, 당초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선전으로 평가됐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있다. 부마 투아너앤드서브는 청담도끼의 부마로 유명해진 씨수말이다. 2018년에 도입돼 아직은 자마 숫자가 많지 않아 현재 씨수말 순위에서 21위에 머물고 있지만, 능력은 그 이상으로 평가된다. 모마 퍼리지안은 2군마 프라임골드를 배출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510kg가 넘는 좋은 체구와 혈통을 타고 났으며, 데뷔전에서 보여준 추입력이라면 앞으로 관리 여부에 따라 크게 성장할 수도 있기에 꾸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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