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9월 26일 대구 달서구 와룡산에서 아이들의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확인 결과 1990년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개구리 소년'들로 판명됐다.
유골 발견 직후 경북대학교 법의학교실 팀은 6주간 신원확인 및 사인 규명 작업을 벌였고 두개골에 있는 손상흔을 근거로 이들이 타살되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범인이 누구인지, 범행 도구가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한 인터넷 게시판에 '개구리 소년 사건'의 범행 무기를 알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범행도구는 버니어캘리퍼스이며 불량한 학생들이 저지른 범행이다'라고 주장했다. 고(故)우철원 군 두개골의 우측 X자 손상 흔적이 버니어캘리퍼스의 흔적과 일치한다는 주장이었다.
해당 글은 인터넷상에서 관심을 끌며 개구리 소년 사건에 대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무렵 한 제보가 왔다. 제보자는 '개구리 소년'과 같은 학교에 다닌 동창이었으며 1991년 실종 사건 발생으로부터 3일 전 와룡산에서 친구들 4명과 함께 공포스러운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날 그가 겪은 일은 무엇인지 '개구리 소년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제보자를 직접 만났다.
일각에서는 타살이 아닌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주장한다. 대구경찰청 강력과장을 지낸 김영규 전 총경은 "개구리 소년 아이들이 와룡산에 놀러 갔다가 기상 악화로 비가 내려 피하던 중 저체온증으로 인해 죽음에 이르렀다"라며 주장했다.
1991년 실종 당일 기온은 최저 3.3도, 최고 12.3도였으며 당일 18시 20분부터 비가 왔기 때문에 비를 피하는 과정에서 산속에 조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김영규 전 총경은 깨진 돌조각을 보여주며 두개골에 있는 손상흔은 낙석으로 생긴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타살을 주장하는 이들은 저체온증이라면 두개골의 인위적인 손상흔을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자연사인지, 타살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20년간 이어지고 있는 지금, 손상흔을 만들어낸 도구가 무엇일지 실험했다.
사람의 두개골 강도와 가장 흡사한 돼지 뼈, 생체 역학 테스트 블록에 쪽가위, 공업용 가위, 버니어캘리퍼스, 용접 망치, 호미 등 다양한 도구들을 실험하며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비교 실험을 진행했다. 두개골 손상흔과 동일한 흔적을 남긴 도구는 과연 무엇이었을지 공개한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개구리 소년 사건'은 죽음의 원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다.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1991년으로 돌아가 '개구리 소년 사건'에 대해 유골 발견 당시 경찰 수사 기록을 바탕으로 점검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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