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부대’ 나연·선미·청하·현아 출격에 ‘그룹’ 있지·에스파·블랙핑크 준비…원조 ‘소녀시대’도 가세
#나연·선미·청하·현아…솔로 부대의 진격
올해 여름에는 유독 솔로 여가수들의 컴백이 잦다. 그 출발선은 6월 24일 미니 1집 ‘아이엠 나연’을 발표한 걸그룹 트와이스 출신 나연이 끊었다. 타이틀곡 ‘팝(POP)!’은 음원 사이트 멜론, 벅스, 지니의 주간 차트에서 2주 연속 톱5에 안착했고, 최근 써클차트(옛 가온차트)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앨범 차트에서 47만 3255장을 기록하며 여성 솔로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또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 3주 연속 진입해 최근 차트에서 86위에 올랐다. 사실상 솔로 앨범 활동은 마무리됐지만 여름 전쟁의 군불을 지피기 충분했다는 평이다.
그 배턴은 같은 JYP엔터테인먼트 출신인 가수 선미가 이어받았다. 그룹 원더걸스 주축 멤버에서 성공한 솔로 가수로 거듭난 그는 6월 말 새 싱글 ‘열이 올라요’를 발표했다. 한여름의 뜨거운 사랑을 선미의 방식으로 풀었다. 그동안 ‘가시나’ ‘24시간이 모자라’ ‘보름달’ 등을 빅히트시켰던 행보를 고려했을 때는 반응이 다소 미지근한 편이었다.
7월부터는 보다 다양한 솔로 여가수들의 공습이 시작됐다. 청하는 7월 11일 두 번째 정규앨범 ‘Part.1 Bare & Rare’를 발매했다. 정규 1집 ‘Querencia(케렌시아)’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효린은 한 주의 시차를 두고 7월 18일 세 번째 미니 앨범 ‘아이스(Ice)’로 컴백을 알렸다. 그리고 이틀 뒤인 7월 20일에는 가수 현아가 여덟 번째 미니앨범 ‘나빌레라’를 발매하며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동명의 타이틀곡을 선보였다. 아울러 7월 27일에는 니콜이 신보 ‘유에프오(YOU.F.O)’를 공개한다. 약 8년 만에 솔로 컴백이다.
이들은 모두 걸그룹의 일원이었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청하와 효린은 각각 아이오아이와 씨스타로 활약했고, 현아와 니콜은 원더걸스와 카라로 한 시기를 풍미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룹의 일원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승부를 거는 솔로 가수로서 치열한 여름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아는 “과감하고 당찬, 여름에 굉장히 어울리는 곡”이라며 “‘보는 음악’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 할 때 가장 빛나는 제 장점을 잘 담아낸 곡”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뭉치면 산다…걸그룹의 반기
내로라하는 걸그룹 출신 선배들의 선공에 맞서, 후배들은 그룹 단위로 방어한다. 공교롭게도 SM, JYP, YG 등 ‘빅3’ 가요기획사가 나란히 출사표를 던지고 자웅을 겨룬다.
포문은 SM의 에스파가 열었다. 이들은 7월 8일 두 번째 미니앨범 ‘Girls(걸스)’로 선제공격을 시작했다. 그동안 ‘광야’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서사를 펼치며 세계관을 발전시켜 온 에스파는 ‘걸스’로 발매 첫 주 판매량을 142만 6487장이나 기록했다. 이는 역대 걸그룹 발매 첫 주 신기록인 동시에, 걸그룹 최초 첫 주 판매량 100만 장 돌파 기록이다. 이런 성적을 바탕으로 ‘걸스’는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에서도 3위에 랭크됐다.
있지(ITZY)는 7월 15일 발매된 새 미니 앨범 ‘CHECKMATE’(체크메이트)의 타이틀곡 ‘SNEAKERS’으로 ‘멍군’을 불렀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컴백 당일 유튜브 뮤직비디오 트렌딩 월드와이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공개 약 나흘 만인 19일 오후 2시경 유튜브 조회 수 5000만 회를 돌파했다. 또한 미국 인기 음악 프로그램 ‘MTV 프레시 아웃 라이브’(MTV Fresh Out Live)에 출연해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인기를 기반으로 있지는 오는 10월 첫 월드투어에 돌입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피닉스, 댈러스, 시카고, 뉴욕 등 8개 도시를 돈다. 공연 티켓은 일찌감치 전 회 매진됐다.
8월에는 현재 대한민국 걸그룹 중 해외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블랙핑크가 ‘완전체’로 돌아온다. 2020년 정규 1집 발매 후 솔로 및 연기 등 개별활동에 집중하던 이들이 약 2년 만에 다시 모인다. 그들의 컴백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음악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새 앨범 녹음 작업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이들은 7월 중 뮤직비디오 촬영에 돌입한다.
소속사 YG 측은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완성된, 블랙핑크다운 음악이 다수 준비됐다”면서 “블랙핑크는 전 세계 팬들과 교감 폭을 확장하기 위해 컴백과 더불어 연말까지 K팝 걸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에 나선다. 그리고 그 위상에 걸맞은 대형 프로젝트들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원조 걸그룹 소녀시대가 가세한다.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은 이들 역시 8월 가요계로 돌아온다. 2017년 8월 발표한 정규 6집 ‘홀리데이 나이트’ 이후 5년 만의 컴백으로, 8명 멤버 모두 참여한다. 이에 앞서 소녀시대는 JTBC 예능 ‘소시탐탐’을 통해 얼굴을 비치며 워밍업에 돌입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촘촘히 컴백 일정을 잡으며 가요계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자칫 주춤하면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는 치열한 경쟁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팬들은 눈과 귀가 즐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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