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총사퇴 후 비대위 출범해야…이준석, 정책 힘 보태는 민생투어 하길”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 무엇이 문제인가.
“집권 여당을 이끌려면 안정감을 주고 의원들에게 신뢰성을 높여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리더십이 부족하다. 임시 대행체제보다는 정상적인 지도부 체제가 이뤄져야 한다. 여야를 통틀어서 당 대표가 중징계를 받는 건 처음 있는 일이자 초유의 사태다. 여당 입장에선 악재일 수밖에 없다. 국민께 송구스럽다. 별일 아닌 것처럼 넘어가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비대위는 정상적인 지도부 체제를 만들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현재처럼 불안감이 있는 상황에서 (이준석 대표) 성 상납 경찰 조사까지 발표되면 결과가 어떻든 간에 당이 소용돌이칠 가능성이 높다. 이미지에 흠집 날 수밖에 없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고, 지지율 하락 국면을 반등시키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게 좋다.”
―최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이 일었다.
“초기 대응을 잘못했다. 국민 정서 반영하면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해야 한다. 인사권자가 하는 일을 본인들의 힘으로 한 것처럼 이야기하니까 국민들이 분노했다. 메시지 전달할 때 신중하게 해야 한다.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 해서 결국 권성동 직무대행이 사과까지 하게 됐다. 결국 당이 많이 흔들리고 상처를 입었다. ‘사적 채용’ 프레임에 갇힌 가운데 해명까지 제대로 하지 못했다. 대통령실은 공개채용을 하는 곳이 아니라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을 뽑는다. 사적 채용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
―안철수 의원이 추천했던 정점식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을 당 최고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양당이 합당하면서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당이 통합되고 합당 정신에 맞는다. 안철수 의원이 합당 과정에서 추천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명을 선임해야 한다. 합당되기 전에 있었던 일로 지명 못 하게 하는 건 옳지 못하다. 그럼 합당을 하지 않았어야 한다. 이준석 대표도 과거에 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많이 냈다. 최고위원으로 선임된 이후에도 과거처럼 강한 발언 등의 행위를 한다면 그때 제재를 하면 된다.”
―최근 경찰국 신설을 두고 경찰 반발이 거세다.
“법무부는 검찰 권력을 통제하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검찰국을 두고 있다. 경찰국도 마찬가지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하던 걸 행안부 내에 경찰국으로 옮긴 것뿐이다.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서 경찰 권력이 비대해졌다. 이를 통제하고 견제할 기구가 있어야 한다. 경찰국 신설은 당연하다. 권력 측면이 아니라 제도 개선 측면에서 보면 문제가 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들한테 설명도 하고 부드럽게 추진했다면 훨씬 매끄러웠을 거 같다. ‘쿠데타’라는 용어도 여야 모두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총경 회의 개최는 문제다. 군인과 경찰은 국가 안보와 치안을 담당한다. 다른 공무원과 달리 함부로 집단행동을 해선 안 된다.”
―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가 전국을 돌며 ‘장외정치’에 나섰다. 이 대표가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자신의 정치 영역을 넓혀나가는 건 존중해야 한다. 다만 당이 어렵고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이다. 지역에 내려가서 보면 도산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이 너무 많다. 징계를 받았지만 여당 대표의 지위가 사라지진 않았다. 책임감을 가지면 좋겠다. 이 대표가 경제·코로나19 확산세 같은 사안들에 대해서 힘을 보탤 수 있는 민생 투어를 하면 좋겠다. 이를 통해 정책이나 대안을 제시해주는 것이 좋겠다. 이 대표가 지지율 1위라지만, 정치는 개개인의 인기로 유지되는 건 아니다. 정치의 본분은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이다. 국민들도 새 정부에 그런 기대를 하고 있지만, 경제와 코로나19·부동산 등에서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가시적으로 성과를 나타난 부분이 없다. 여당으로서 책무를 다 하고 있는지는 깊게 고민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메시지·이슈 관리 리스크’ ‘김건희 리스크’ 등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자신이다. 바깥 표현을 빌리자면 윤 대통령이 초심에서 벗어나 있다고 평가된다. 대통령 모습이 국민을 향해 있지 않다고 오해 살 만한 부분이 있다. 과감하게 수정해야 한다. 특히 정책들이 조금 더 국민 삶에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지만, 이번 정부에서도 손을 못 대고 있다. 정권 바뀌어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속도감 있게 정책 발표하고 이행함으로써 국민에게 전 정부보단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 도어스테핑(약식 회견)도 시기를 정해서 사안이 있을 때 하는 방향으로 바꾸면 좋겠다. 그렇게 입장문을 발표하는 것이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일 하는 것은 피곤하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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