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도아레스’ 막판에 상당한 탄력, ‘용호지마’ 문세영답지 않은 전개, ‘체인저’ 현군에선 경쟁력 충분
신인답지 않은 뛰어난 기승술과 승부 근성을 타고난 것으로 평가돼 오수철이 출전하는 경주는 항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최용건 마방의 마필에 기승할 때는 반드시 눈여겨봐야 한다. 지금까지 거둔 4승 중 3승이 최용건 소속마였다. 3위도 두 번이나 기록, 총 전적 7전 4승 3위 2회로 승률 42.9%, 연승률(삼복승) 71.4%의 엄청난 기록을 보여 찰떡궁합으로 평가된다.
이번 회에서는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치러진 경마 중에서 다음 출전 시 관심을 가져볼 마필 4두를 소개한다.
#금아얼루어(국6·암)
금아얼루어는 현재 21승으로 다승 공동 6위를 기록 중인 서울 42조 이관호 마방의 국내산 2세 암말이다. 7월 30일 실전 두 번째 경주에서 인기 1위(단승 2.5배)로 팔리고, 결과는 3위에 그쳤지만, 경주 내용이 상당히 좋았기에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3번 게이트에서 가장 빠른 출발로 선행에 나섰다. 그런데 약 150m 지점부터 5번 유니콘킹덤, 7번 기쁨환호가 강하게 밀고 나오며 세 마필의 무리한 선두 경합이 시작됐다.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에 들어설 때까지 경합은 계속되었다. 결국 막판 결승선 50m를 남겨두고 뒷말들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아쉽게 3위로 밀려났다.
만약 선행 경합을 벌이지 않고 편하게 단독 선행을 나섰다면 결과는 완전히 뒤바뀌었을 것이다. 기록상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초반 200m를 13초 4, 이후에도 10초 6, 12초 0이라는 엄청나게 빠른 기록을 보였다는 것은 페이스 안배를 전혀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금아얼루어와 같이 선행 경합을 벌인 두 마필이 결국 8마신 넘는 큰 차이로 중하위권에 처졌다는 점이 결정적인 증거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카우보이칼은 현재 씨수말 순위에서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자마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모마 이상화는 현역 시절 2군까지 올라갔고, 씨암말로 전향해서도 제주의하늘(암·2군), 검향(암·4군)을 배출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비록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데뷔전(6위)보다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고, 무리한 선행 경합에도 3위까지 버텼다는 점에서 현군에서는 언제든지 입상 후보로 손색없을 듯하다.
#라피도아레스(국3·암)
라피도아레스는 현재 30승을 거두며 다승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서울 40조 송문길 마방의 국내산 5세 암말이다. 7월 30일 경주에서 인기 3위로 팔리고 결과는 6위에 그쳤으나, 제대로 된 경주가 아니라고 확신하기에 다음에는 꼭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800m 7번 게이트에서 빠른 스타트로 여유 있게 선두에 나섰다. 당일 컨디션도 좋았고, 단독 선행 찬스로 분석돼 개인적으로 축마로 베팅하며 우승을 기원했다. 그런데 2코너를 돌아선 후 건너편 직선주로부터 외측으로 기대기 시작했다. 선행을 장악했으면 안쪽 펜스에 붙어 최적의 레이스를 펼쳐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3코너부터는 더욱 심하게 기대더니 4코너에서는 아예 화면에서 사라지며 소위 ‘물먹으러 가고’ 말았다.
그런데 결승선 50m를 남겨두고 갑자기 화면에 등장하더니 날카로운 끝 걸음을 보이며 우승마와 차이 없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심한 사행으로 경주를 망쳤기에 꼴찌 또는 실격이 예상됐는데, 깜짝 반전을 일으킨 것이다. 나중에 기록을 살펴보니 끝 걸음(LF)이 13초 0으로 출전마 중 2위에 해당하는 빠른 기록이었다. 만약 사행만 하지 않았다면 우승도 충분했던 경주였기에 상당한 아쉬움이 남았다.
작년 7월 우승 이후 질병 후유증(파행·제염)으로 네 번의 경주에서 하위권에 머물다가, 최근에 컨디션을 회복하며 5월과 6월 경주에서 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이번에도 단독선행이 유력했고, 훈련 상태가 좋아 선전이 예상됐다. 결과적으로 상당히 아쉽지만, 심하게 사행했음에도 막판에 상당한 탄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다음 경주에서는 설욕전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용호지마(국4·수)
용호지마는 현재 17승으로 다승 12위에 머물고 있지만, 수년간 최상위권을 유지했던 서울 50조 박재우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이다. 7월 30일 4군 승군전에서 문세영이 기승하고도 4위에 그치며 실망을 안겼지만, 경주 내용은 상당히 좋았기에 다음에는 선전이 기대된다.
1300m 5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로 선두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약 200m까지는 편하게 선행을 나섰는데, 갑자기 안쪽에서 2번 퍼펙트파워가 밀고 나오며 선두 경합이 벌어졌다. 3, 4코너를 지나 결승선에 들어설 때까지 선두 경합은 계속되었다. 결국 결승선을 50m 남겨두고 역전을 허용하고 4위까지 밀려나고 말았다.
이전 두 번의 경주에서는 3위로 따라가며 편하게 페이스를 안배하다 막판에 뒤집으며 입상에 성공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문세영 기수가 욕심이 과했는지, 부담 때문이었는지 문세영답지 않은 무리한 전개로 무너지고 말았다. 2번 퍼펙트파워를 보내주고 힘을 안배했다면 최소한 2위는 가능했기에 아쉬움이 남는 경주였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가 테이크차지인디로 매우 좋은데, 모마는 더 좋다. 첫 번째 배출한 자마 영광의재현(수), 두 번째 자마 진명불패(거)가 모두 1군까지 진출했기 때문이다. 530kg대의 좋은 체구와 혈통을 타고났으며, 스피드와 근성을 겸비해 4군에서는 언제든지 입상할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체인저(국5·거)
체인저는 서울 54조 박천서 마방의 국내산 3세 거세마다. 7월 30일 5군 승군전에서 4위를 기록했는데,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한 경주가 아니기에 다음 경주에서는 훨씬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1200m 2번 게이트에서 반 박자 늦은 출발로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빠른 스피드를 발휘하며 200m 지점에서는 2위로 올라섰다. 그런데 3코너부터 무리한 선두 경합을 벌이기 시작했다. 총알 발주로 선행에 나선 6번 다운더존과 쓸데없이 선행 경합을 벌인 것이다. 4코너를 지나 결승선에 들어설 때까지 경합은 계속됐다.
결국 막판 100m를 남겨두고 걸음이 현격히 무뎌지며 4위까지 밀려났다. 이번 경주는 에이원스타, 월드킹맨, 터프가이 같은 뛰어난 능력마가 포진해 애초에 입상은 쉽지 않았다. 동영상을 여러 차례 돌려본 결과 무리한 선두 경합만 하지 않았더라면 훨씬 더 좋은 성적이 가능했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혈통적으로 볼 때 기대치는 높지 않다. 부마 원쿨캣은 이렇다 할 자마를 한 두도 배출하지 못한 채 2020년 씨수말계에서 은퇴했다. 모마 비카선은 현역 시절 2군까지 진출하며 좋은 능력을 보였지만, 첫 번째 배출한 자마 판타스틱리더(11/0/2)가 5군에 머물다 퇴역해 씨암말로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앞으로 크게 성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거리적성도 부계와 모계 모두 짧은 편이라 중거리에서는 한계를 보일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이번 승군전에서 좋은 내용을 보인 만큼 현군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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