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령회사 의혹 제기된 업체와 편중된 수의 계약
3일 이천시와 주민에 따르면 Y 건설 대표 김 모씨는 A 건설, B 건설 등의 회사를 본인과 지인들의 명의로 설립, 운영해 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업체는 이천시 계약정보 확인결과, 2019년부터 올해 7월 말 현재 무려 41억 3800만 원에 달하는 계약을 모두 1인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것으로 드러나 지역 건설업계의 불신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취재 결과 A 건설은 2019년 1월 회사를 설립, 지반조성. 포장공사 전문 건설면허를 보유하고 있으나 전년도 실적이 전무 한 상태에서 같은 해 3월부터 7월까지 단기간에 3억 3352만 원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을 자초했다.
이후에도 2020년 3억 5136만 원, 2021년 4억 7675만 원, 2022년 현재 2억 4746만 원의 공사를 수주했으나 해당 면허와 관련된 자격요건을 갖춘 전문 기술인은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고 Y 건설 대표 김 모씨의 부인을 대표로 여성 기업으로 등록하고 본인은 이사로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모씨가 대표로 있는 Y 건설은 전문 건설 면허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2019년부터 긴급 보수공사, 정비공사, 가로수 이식 공사 등 123건(용역포함) 8억 9500여만 원의 수의계약을 행정 관청의 아무런 제재 없이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이들 2개 업체는 사무실을 독립된 공간으로 타 사업장과 공동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위반하고 같은 사무실을 1호, 2호로 허가 받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김 모씨의 지인이 대표로 본인은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B 건설은 조경식재·시설물, 철근 콘크리트, 상·하수도 면허를 보유하고 2019년부터 60건(용역, 물품 포함), 15억 5200여만 원의 1인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천시에 제출한 사업장 주소지 확인 결과 간판만 존재할 뿐 사무실은 인적을 확인할 수 없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해당 업체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는 아니고 아래 창고에 사무기기 등을 갖추고 오전에 잠깐 출근해 업무를 보고 주로 현장 출장 등으로 사무실을 자주 비우고 있다”며 “현재 근무 환경이 열악해 회사 건물을 신축 중이며 완공되는 대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다수의 사업체 운영과 편중된 수의계약에 대해서는 “수의계약 총량제로 제한을 받다 보니 추가로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게 됐고 다른 업체들이 꺼리는 공사까지 맡아 하다 보니 일을 많이 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 같다”고 밝히고 “지적된 사항에 대해 즉시 조치하겠다” 고 말했다.
지역 건설업 관계자는“편중된 1인 수의계약 자체에도 문제가 있지만, 사업장 소재지를 허위로 제출해 지방자치단체 계약 집행 기준과 법률을 위반한 중대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이천시가 실체도 없는 회사에 과도한 수의계약을 해줬다는 것을 어느 누가 이해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고“시는 이러한 부적격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왔던 것이 밝혀진 이상 철저한 조사로 제기된 각종 의혹을 적극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모든 조건을 살펴 최대한 적절하게 수의계약을 진행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 구체적인 시스템을 보강해 철저하게 관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의계약은 입찰을 거치지 않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일부 특정 업체와의 편중된 계약으로 업체 간 불신을 키우는 원인을 제공하는 사례로 이어져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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