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남진 박일남 등 군무 안하고 영리행위…언론 폭로 뒤 ‘월남 파병’으로 마무리
이번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발언이 연예사병 제도 부활을 의미하는 것일까. 전혀 다르다. 연예사병의 경우 연예계 활동이 국방홍보를 위한 군대 내에서의 활동으로 국한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언급된 방법은 국방홍보를 위한 군대 내 활동이 아닌, 국익 차원의 해외 공연까지 보장돼 있다.
연예계 원로들은 이 장관의 발언은 1960년대에 존재했던 ‘해병대 연예대’를 재건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1969년 7월 남진을 비롯한 ‘해병대 연예대’ 소속 연예인 군인들이 군무에서 완전히 이탈해 쇼나 TV, 영화에 출연하는 등 영리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심지어 영내복무도 하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기거하고 있었다. 결국 박일남, 남진, 태원, 진송남 등 10명이 ‘군무 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거나 다른 직무를 겸직해서는 안된다’는 군인복무규정 위반으로 적발됐다. 결국 당시 ‘해병대 연예대’ 소속이던 연예인 군인 10명은 바로 전투부대로 전출됐고, 다시 월남 청룡부대로 전출돼 베트남으로 향하게 됐다.
연예계 원로들은 당시 상황을 박일남, 남진 등 적발된 ‘해병대 연예대’ 소속 연예인들의 잘못으로 보면 안 된다고 얘기한다. 그 이유는 유명 연예인을 육·해·공군이 아닌 해병대로 데려오기 위해 해병대가 군에 입대해도 연예계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보장해 주고 당시 잘나가는 남자 스타들을 대거 해병대 연예대로 데려왔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박일남은 TV조선 ‘대찬인생’에 출연해 “1968년에 노래를 하다 해병대 군인들에게 붙잡혀서 바로 사령관실로 갔다. 거기서 공연을 계속 하게 해줄 테니 해병대 연예대를 구성해서 월남(베트남)에도 좀 갔다 오고 하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해병대 연예대가 구성됐는데 1년 뒤인 1969년에 언론 보도를 통해 문제점이 드러나자 언론의 질타와 여론의 비난을 받아야 했고, 결국 청룡부대로 전출돼 베트남 파병까지 가게 됐다.
당시 국방부 차관이던 고 이경호 전 보건사회부 장관은 해병대 연예대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서 의법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BTS의 해외 공연 및 이를 위한 연습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 장관의 발언이 해병대 연예대처럼 영내복무를 하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기거하며 쇼(오늘날의 콘서트 등 각종 공연), TV, 영화 출연 등 모든 연예계 활동을 허락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시 ‘쇼’라 불리던 각종 공연 가운데에서도 월드투어와 같은 해외 공연과 이를 위한 연습은 허락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익’을 언급했지만 결국 해외 공연은 BTS 멤버들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일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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