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연속 ‘세계 최다’ 일본은 정점 도달한 듯…안정기 진입 시점과 추석 연휴 겹쳐 다소 우려도
‘BA.5로 인한 재유행’으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국가는 일본이다. 2022년 초 오미크론 대유행을 비교적 가볍게 넘긴 일본은 오미크론 대유행보다 BA.5로 인한 재유행 규모가 더 큰, 상당히 이례적인 국가로 기록됐다. 국가 별 유행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아워월드인데이터의 ‘100만 명 당 신규 확진자 수’를 놓고 보면 일본의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정점은 758.28명(2월 9일)으로 7813.94명(3월 17일)까지 치솟았던 한국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BA.5로 인한 재유행에서 일본은 8월 6일 기준 1716.94명까지 치솟으며 오미크론 대유행보다 2.25배 큰 유행 규모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인구가 1억 2558만여 명이나 되는 터라 유행 규모 확산에 따른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많은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7월 마지막 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를 기록한 국가는 일본으로 무려 137만 9099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은 7월 셋째 주에 이어 2주 연속 세계 최대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일본은 8월 4일 1696.79명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가 더뎌지며 서서히 정점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하락 전환이 시작되진 않았지만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곧 하락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8월 들어서는 한국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매주 월요일을 기준으로 보면 7월 18일 7만 3582명까지 더블링이 이어진 뒤 7월 25일 9만 9327명, 8월 1일 11만 1789명을 기록하며 상승세가 주춤하더니 8월 8일 14만 9897명으로 다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그 사이 또 하나의 불행한 기록이 작성됐다.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까지는 전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확진자 규모 관리가 이뤄지던 한국은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100만 명 당 신규 확진자 수가 7813.94명(3월 17일)까지 치솟으며 전세계에서 가장 큰 유행 규모를 기록했다(인구 수가 매우 적은 일부 국가 제외).
그리고 8월 6일에는 1965.43명으로 그 전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큰 유행 규모를 기록했던 프랑스(7월 11일 기준 1938.58명)를 제치고 다시 한 번 가장 큰 유행 규모를 기록했다. 오미크론 재유행에 이어 BA.5로 인한 재유행에서도 연이어 전세계에서 가장 큰 유행 규모에 다다른 불행한 기록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문제는 한국이 언제쯤 정점에 도달하느냐인데 해외 사례를 보면 BA.5로 인한 재유행은 정점까지 대략 30~40여 일이 소요됐다. 프랑스는 6월 13일 223.99명에서 BA.5로 인한 재유행이 시작돼 한 달여 뒤인 7월 11일 정점을 찍고 하락 전환해 8월 5일 504.23명을 기록 중이다. 독일은 40여 일 만에 정점에 도달한 뒤 하락 전환했으며, 이탈리아는 41일, 이스라엘은 28일 만에 정점에 도달했다.
일본은 한국과 비슷하게 7월 초 BA.5로 인한 재유행이 시작돼 33일 정도 지난 뒤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을 맞이했음을 감안하면 한국 역시 곧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8월 4일 브리핑에서 “여러 수학분석그룹에 따르면 8월 중 정점이 올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라며 정점에 대해서는 “11만~19만 명으로 예상돼, 중앙값 정도로 본다고 하면 한 15만 명 정도”라고 밝혔다. 향후 하락세에 대해서는 “다만 정체기가 봄에 감소했던 수준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해외 사례를 봐도 BA.5로 인한 재유행이 시작돼 정점에 도달한 시간보다 다시 재유행 이전으로 유행 규모가 줄어드는 데에 더 긴 시간이 소요됐다.
결국 정점을 지난 뒤 40여 일 이상 지나야 어느 정도 BA.5로 인한 재유행 이전 안정기로 접어든다는 의미인데 한국의 경우 그 즈음 추석 연휴가 있다. 여름 휴가철 이동량 증가와 맞물려 BA.5로 인한 재유행이 더욱 급증했음을 감안하면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 하필 다시 이동량이 급증하는 추석 연휴라는 점은 다소 우려스럽다.
사실 더 우려스러운 부분은 또 다른 변이의 등장이다. 다행히 오미크론의 뒤를 이을 파이 변이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가장 강력한 변이인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들이 거듭 발생하고 있다. 최근 재유행을 주도한 BA.5도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로 현재 우세종이다.
지금 가장 눈길을 끄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는 BA.2.75로 반인반수인 ‘켄타우로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만큼 기본 변이들과 상당히 다른 모습의 변이 바이러스인데 스파이크(돌기) 변이는 36개로, BA.2(일명 스텔스 오미크론)보다 8개 많아 전염력이 더 강력하며 재감염 위험도 크다. WHO가 7월 7일 BA.2.75를 ‘우려 변이’로 지정하며 전세계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켄타우로스라는 강력한 별명만큼 확진자 급증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BA.5를 넘어서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진단이 어이지면서 다행히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서서히 세를 확장해 우세종이 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 BA.5 역시 초기에는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탓이다. 만약 켄타우로스 BA.2.75가 우세종이 될 경우 또 다시 재유행이 불가피하다.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해지는 계절인 겨울이 다가오면서 11월 정도에 또 다시 세계적인 재유행이 예상되고 있고, 또 다른 오미크론 하위 변이나 전혀 새로운 변이인 파이 변이의 등장도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거듭된 변이의 등장과 재유행 과정에서 전염력이 커지는 만큼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서서히 낮아지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서서히 코로나19는 엔데믹(풍토병화)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일상 회복만큼이나 고위험군에 대한 철저한 보호도 절실한 상황이다.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도 8월 8일 브리핑에서 “고위험군을 철저히 보호하면 코로나19 엔데믹은 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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