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과 중부지역이 물에 잠겼다. 호우가 시작된 지 3일 만에 11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되었다. 이재민은 1000명에 육박해 가고 있다. 주인 잃은 차량과 산에서부터 쏟아져 내려온 토사물로 거리는 마비됐으며 곳곳에 인명, 재산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
여름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국지성 집중호우 피해에 대비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며 배수 대책 등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재난을 왜 막을 수 없는 것일까. 기상관측 사상 최악의 폭우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현장을 카메라에 담고 피해의 원인과 대책을 분석해본다.
역대급 폭우가 내린 8월 8일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서초대로 인근에서는 차량 침수로 사람들이 차를 버리고 탈출을 시도했다. 동작구에서는 쓰러진 가로수를 정리하던 구청 직원이 감전으로 사망했다. 다음날 폭우 속에서 비가 휩쓸고 간 남성사계시장은 망연자실한 상인들로 가득했다.
강남 빌딩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된 사람을 찾기 위해 소방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였다. 서울뿐만이 아니다. 경기도 광주시에서는 버스정류장 인근 지반이 무너져 근처에 있던 여성이 목숨을 잃었고 급류에 휩쓸려 남매가 실종됐다. 115년 만의 폭우에 속절없이 당하고만 시민들. 8월 8일의 폭우는 서울 관측 이후 하루 최대 강수량과 시간당 최대 강수량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지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생사를 오가는 시간이었다. 그중 신림동 반지하에 살던 세 모녀가 목숨을 잃은 사건은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발달 장애로 몸이 불편했던 언니 A 씨를 포함, 일가족은 쏟아져 내린 빗물이 차오르는 집 안을 빠져나오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119와 경찰서에서는 신고가 밀려 있어 출동이 늦어지는 상황에 주변 이웃들이 반지하 외부 방범창을 뜯어내기 위해 분투했지만 집을 빠져나오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밖에도 동작구 상도동 반지하에 살고 있던 50대 여성이 침수된 집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이번에도 역시 재난은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 들어갔다. 당시 긴박했던 현장 속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았다.
큰비가 올 때마다 상습 침수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 11년 전 '우면산 산사태' 사건 이후 2015년에는 1조 4000억 원이라는 예산을 투입해 반포천 유역분리터널을 설치하는 등 대대적인 시설 정비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호우에도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실종자가 4명이나 발생하는 등 악재를 면치 못했다.
강남 일대는 주변보다 10m 이상 지대가 낮은 항아리 구조이자 시가지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이다. 불투수 면적이 절반을 넘어가고 물이 흘러들어 고이기 쉬운 탓에 전문가들도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 이상의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사건 발생 바로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피해가 심각한 지역을 방문하여 실태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전날부터 이미 침수가 시작된 것을 알고도 서초동 자택으로 퇴근을 한 후 유선 상으로 업무를 지시하였으며 빠르게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공무원들에게 11시 출근을 지시하는 등 초동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행정안전부 안전총괄실 또한 지난 8일부터 인사이동으로 실·국장이 모두 공백 상태이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국가의 핵심적인 컨트롤타워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살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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