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에서는 ‘진정한 씨수말 챔피언’ 머스킷맨에 대해 집중 분석해본다. 현역 시절 성적은 어땠으며, 자마들의 활약은 어떤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까지 예측해본다.
#현역 시절 성적·혈통
현역 시절 성적은 블랙타임 4승을 포함해 16전 6승 2위 3회를 기록하며, 총 123만 달러의 많은 상금을 벌었다. 블랙타입 경주를 살펴보면 G1 경주에서는 아쉽게도 우승이 없었다. 1400m와 1600m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G2와 G3에서는 1700m와 1800m 모래주로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G1(모래) 경주의 거리별 성적을 살펴보면 2000m 3위, 1900m 3위, 1800m 3위, 1600m 2위로 장거리에서도 큰 문제가 없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따라서 개인적인 판단은 거리적성이 긴 편이라고 평가한다.
혈통을 살펴보면 부마는 과거 신우철 마방의 명마 터프윈의 부마로 유명했던 요나구스카(Yonaguska)다. 미국 현지에서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영국에서 리딩사이어에 오른 블러싱그룸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부계 혈통은 상당히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모마 포르투에스크(Fortuesque)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 3위를 포함해 17전 5승을 거두며 11만 달러의 많은 상금을 벌었고, 증조부가 전설의 씨수말 미스터프로스펙터란 점에서 역시 모계 쪽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우수한 혈통으로 평가된다.
#자마 생산
2016년 라온목장에서 개별 수입으로 국내에 들어온 후 2017년부터 자마들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총 211두를 생산했으며, 이중 98두는 2세 이하의 어린 마필로 아직 경주에 데뷔하지 않았고, 75두가 경주에 출전해서 43두(57%)가 우승을 경험했다. 지금까지의 총전적은 595전 133승(22%) 2위 75회(35%)를 기록했으며, 군별로 살펴보면 1군에 4두, 2군 3두, 3군 11두, 4군 15두, 5군 48두가 진출해있다.
그동안 교배한 씨암말의 계통별 자마의 성적을 분석해본 결과 대부분 궁합이 잘 맞는 것으로 나왔다. 그중 상금 부문에서는 턴투 계열이 1위였고, 우승 두수는 15두를 배출한 노던댄서, 승률은 100%를 기록한 나스룰러 계열이 1위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자마
1군에 진출한 자마는 위너스맨, 라온퍼스트, 라온탑맨, 하늘울림 총 4두다. 이 중에서 위너스맨(4세·수)과 라온퍼스트(5세·암)는 특급 대형마로 국가대표로 보면 틀림없다.
위너스맨은 지금까지 17전 12승을 거두며 14억 원이라는 엄청난 상금을 벌었다. 대상경주에서도 네 번이나 우승했다. 작년 3세 때 코리안더비를 제패하며 일찌감치 명마 대열에 합류했고, 4세가 된 올해 더욱 성장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첫 번째 스테이어시리즈(장거리)였던 헤럴드경제배에서 2위권을 4마신 차로 따돌리며 압승을 거뒀고, 작년 그랑프리 챔피언 행복왕자와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두 번째 스테이어 YTN배에서 행복왕자를 1.5마신 차로 따돌리며 세대교체를 알렸다. 세 번째 스테이어 부산광역시장배에서는 행복왕자를 8마신 차로 완파하며 진정한 챔피언임을 확인시켰다. 이제는 누가 뭐라 해도 대한민국 1등마는 위너스맨이다.
라온퍼스트의 활약도 대단하다. 지금까지 19전 11승을 거두며 역시 14억 원의 상금을 벌었다. 최고의 암말을 뽑는 퀸즈투어 대상경주에서 4연속 우승을 거두며 여왕 자리를 예약했다. 직전 경주였던 KNN배에서는 발주기 내에서 요동 중에 게이트가 열리면서 어이없이 늦발, 8위로 마치며 경주를 망치고 말았다. 하지만 경마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라온퍼스트가 여전히 암말 챔피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외에 나머지 기대주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그중 경기도지사배와 오크스에서 연이어 2위를 기록한 라온더스퍼트, 현재 휴양 중이지만 루나스테익스를 제패한 라온핑크, 10연승을 기록했던 신예 최강자 라온더파이터의 모계 형제마인 라온더아리아 등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마필이다.
#앞으로의 전망
씨수말 순위 1위 올드패션드에 비해 자마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머스킷맨의 교배 씨암말 숫자가 계속 증가하기 때문이다. 2019년 41두, 2020년 35두에서 2021년에는 73두로, 올해는 108두로 급격히 늘어났다. 생산 두수도 2019년 23두, 2020년 24두에서 2021년 45두, 2022년 현재 61두로 크게 늘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경주에 나서는 자마들의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어떤 씨암말을 만나느냐도 중요하지만 많은 수의 자마들이 경주에 참여하다 보면 총상금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씨수말 순위 3위에서 2위 또는 1위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승률, 복승률, 평균상금 같은 기본적인 데이터에서 단연 앞서있고, 벌써부터 대형마들이 탄생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복기로 본 관심마] '라온스파이크' 데뷔전 깜짝 3위
라온스파이크는 2021년 다승 챔피언에 오른 서울 1조 박종곤 마방의 국내산 2세 암말이다. 8월 14일 데뷔전에서 단승식 40.3배가 말해주듯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의외의 능력을 발휘하며 깜짝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2번 게이트에서 무난한 출발을 했지만, 초반 스피드 부족으로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를 다섯 번째로 돈 후, 직선주로에서 탄력적인 걸음으로 올라왔다. 치열한 접전 끝에 3위에 그쳤지만, 당초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상당한 선전이었다. 단승식 1.8배로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1번 원평킬라와의 차이는 0.1초에 불과했다.
7월 1일 주행 심사에서는 전혀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늦은 출발로 최후미에서 쫓아가기 바쁜 모습이었다. 결승선에서도 강하게 추진하며 연신 채찍을 가했지만, 밋밋한 걸음으로 6.5마신 차 4위를 기록했다. 당시 포화 주로(18%)였음에도 기록이 1분 4초 6으로 느렸기 때문에 데뷔전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런데 한 달 만에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인 것이다. 초반 스피드는 여전히 부족했지만, 중반에 격차를 좁히는 모습과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선보였다. 주행 심사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나이 어린 2세마이기에 가능한 것으로 추측된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는 최고의 씨수말 머스킷맨이고, 모마 라온발리는 현역 시절 2군까지 진출했던 능력마였다. 450kg대로 체구가 작다는 단점은 있지만, 데뷔전을 통해 뚜렷한 변화와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기에 앞으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