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 최고의 자리 우뚝, 강기영·하윤경 스타급 자리매김…강태오·주종혁 무명 탈출, 주현영 배우로서 존재감
누가 뭐라 해도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일등공신은 박은빈이다. 그가 있었기에, 완벽하게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라는 캐릭터가 화면에 담길 수 있었다. 아무리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가 캐스팅됐을지라도 박은빈만큼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잘 만들어 냈을지는 미지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기자간담회에서 유인식 PD는 “처음 박은빈이 캐스팅 제안을 검토한 뒤 ‘어려울 것 같다’고 했을 때부터 ‘박은빈 아니면 어렵지 않나’는 생각을 했다”면서 “박은빈처럼 연기 잘하는 배우도 부담을 가질 만큼 쉽지 않은 배역이다. 별다른 대안이 없어 기다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박은빈이 몇 차례 출연 제의를 거절했음에도 제작진이 설득하며 1년 이상 기다려 어렵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작품이 탄생했다.
“박은빈이 연기했을 때 어떤 식으로든 (우)영우가 매력적으로 나올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는 유 PD는 “그 기다림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고 호평했다. 시청자들 역시 매우 동감하는 포인트다.
박은빈은 SBS ‘스토브리그’를 통해 2020년 초 가장 주목받는 배우로 등장해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통해 주연으로도 손색없는 배우임을 분명히 했고 KBS ‘연모’를 통해 사극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영화 ‘마녀 Part2. The Other One’을 통해 스크린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배우임을 입증한 뒤 결국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중년의 조연급 배우들은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우광호 역할의 전배수, 백지원 역할의 한선영, 태수미 역할의 진경 등인데 사실 출연 분량은 많지 않다. 실질적인 드라마의 핵심 라인은 우영우를 비롯한 법무법인 한바다 식구들인데, 여기에는 대거 신예가 기용됐다.
강태오는 2013년 웹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으로 데뷔해 벌써 데뷔 10년 차 배우로 한국-베트남 합작 드라마 ‘오늘도 청춘’ 주인공을 맡아 한때 베트남에서도 이름이 알려졌었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잘 풀리지 않았다.
데뷔 초창기 장래성은 매우 뛰어났다. 판타지오의 최초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 소속이었는데 서강준, 강태오, 공명, 이태환, 유일 등이 그 멤버였다. 이들 모두 2013년 웹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으로 데뷔했다. 이후 서강준, 공명, 이태환 등이 연이어 스타덤에 올랐지만 유독 강태오는 예외였다.
강태오는 KBS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 JTBC 드라마 ‘런 온’ 등을 통해 뜰 기회에 조금씩 접근해 결국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어렵게 떴지만 곧 군에 입대할 예정이라는 점이 다소 아쉽다. 군 입대 직전 스타덤에 올랐다는 점은 분명 전역 이후 배우 활동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강기영 역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배출된 스타 가운데 한 명이다. 2009년 연극 ‘나쁜자석’으로 데뷔한 뒤 연극과 영화, 드라마 등에 꾸준히 활동하며 어느 정도 얼굴을 알린 배우지만 이름까지 알리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2018년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내 뒤에 테리우스’ 등을 통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각종 수상의 영광도 누렸지만 당시의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진 못했다.
결국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14년 차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역할로 출연해 큰 사랑을 받았다. 최고의 멘토 수준을 뛰어 넘어 우영우의 ‘서브 아빠’로 불릴 정도였던 정명석 변호사 캐릭터를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잘 그려내 자신이 갖고 있는 배우의 진가를 제대로 드러냈다. 탄탄한 연기력에 좋은 이미지가 더해져 조연은 물론 주연급으로의 맹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하윤경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 가운데 한 명이다. 2015년 연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를 통해 데뷔한 뒤 2020년과 2021년 연속 방영된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 시즌1과 시즌2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슬의생’은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드라마로 유명하다. 채송화 역할의 전미도, 추민하 역할의 안은진, 이익순 역할의 곽선영 등 주연급 배우들은 모두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시즌1에 본과 실습생으로 출연했던 장윤복, 장홍도 남매 역할의 조이현과 배현성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과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그리고 이번엔 하윤경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주연급으로 급부상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동그라미 역할의 주현영은 최근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SNL코리아 리부트’에서 ‘주기자’ 역할로 크게 주목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배우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권민우 역할의 주종혁도 블루칩으로 급부상했다. 2019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계열 매니지먼트사 통합 오디션 ‘카카오M 액터스’에서 7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뒤 BH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으며 큰 기대감을 불러 모은 기대주다. 주종혁은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기대주 꼬리표를 떼고 각광받는 신인 배우로 거듭났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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