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시설 100% 지하화, 지상부에는 복합문화타운 조성…선정 지역주민에겐 인센티브 지급
서울시는 2021년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2026년부터 매립지에 생활폐기물을 소각하지 않고 직매립하는 것이 금지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신규 자원회수시설은 불가피하게 직매립되고 있는 폐기물을 모두 소화할 수 있도록 일일 소각량 1000톤 규모로 조성한다. 이렇게 되면 2026년엔 ‘직매립 제로’가 실현될 것으로 서울시는 바라보고 있다.
현재 4개 광역 자원회수시설에서 하루 약 2200톤의 폐기물을 소각하고 있지만 매일 쏟아지는 3200톤의 종량제 생활폐기물을 감당하기에는 용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나머지 1000톤의 폐기물은 소각되지 못한 채 수도권매립지로 향하고 있다.
서울시는 신규 자원회수시설을 ‘기피 시설’이 아닌 ‘기대 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자원회수시설의 패러다임을 새로 쓰는 것이 목표다. 디자인, 친환경, 콘텐츠 등 모든 측면에서 매력적인 랜드마크이자 지역 명소로 만들어 인근 지역의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령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는 소각시설 상부에 스키장을 만들고 벽면에는 암벽장을 설치해 관광명소로도 이용되고 있다. 2021년 올해의 세계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만의 ‘베이터우’ 소각시설은 160m 굴뚝 상부에 전망대와 회전식 레스토랑을 운영, 360도 통유리를 통해 주변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시는 소각시설을 100%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부엔 복합문화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업무·문화 시설, 공원 등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고, 자원회수시설의 특징이자 기피의 상징이었던 높은 굴뚝은 관광 아이템으로 활용해 전망대, 회전 레스토랑, 놀이기구, 스카이워크 등을 조성해 지역 경제와 상권을 살리는 복합 문화타운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첨단 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의 오염방지설비를 갖춰 대기오염물질·악취·소음을 최소화해 고도의 청정시설로 건립한다.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법적 허용기준 대비 10%~50% 수준으로 강화해 기존 자원회수시설은 물론 유럽, 일본의 시설보다도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입장이다.
차량 세척 시설을 설치하고 주변 거주지 등과 분리된 작업 차량 전용 도로도 개설한다. 폐기물 투입을 위한 크레인 운전, 소각재 배출 등 위험 과정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기술을 도입해 설비 운용을 자동화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제공한다. 현재 운영 중인 자원회수시설이 오염물질 배출현황을 홈페이지, 전광판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것과 같이 신규 시설도 투명하게 공개해서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주민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자원회수시설에 도서관 등 교육 인프라를 확충하거나 실내 정원, 실내 체육시설, 카페테리아 등 지역주민이 원하는 편의시설을 도입하고, 연간 100억 원 규모의 ‘주민지원 기금’도 조성해 아파트관리비, 난방비 등 주민 복리 증진에 사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자원회수시설 건립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면밀히 관리할 계획이다. 건립 전에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자원회수시설 건립에 따른 환경영향을 예측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한다. 운영 과정에서는 ‘사후환경영향조사’, ‘주민 건강 영향 조사’ 등을 실시해 환경변화와 건강 영향을 조사하고 투명하게 공개한다”고 강조했다.
신규 자원회수시설 최적 후보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검토 중으로, 9월 중 최적의 후보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입지선정위원회’는 주민대표 3명, 전문가 4명, 시의원 2명, 공무원 1명으로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작년 2월 전문 연구기관을 선정해 입지후보지 타당성 조사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위원회는 현재 자치구별 최소 1개소를 포함해 36개 후보지를 발굴했으며, 객관적이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5개 내외로 후보지를 압축한 후, 최종 평가를 통해 최적 후보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최적 후보지 발표 이후 ‘입지선정위원회’의 후보지 타당성 조사 과정과 결과를 20일 이상 주민에게 공고·공람해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또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주민소통협의체’를 구성하고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를 수시로 개최하는 등 주민과의 소통 채널을 다양하게 열어 자원회수시설의 필요성과 후보지 선정 과정 및 기준, 절차 등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자원회수시설 지하화와 랜드마크 조성에는 주민 의견을 최우선으로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원회수시설이 서울시와 서울시민 전체를 위한 필수 시설이므로 최적 후보지 결정 시 지역주민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드린다”며 “세계 최고의 랜드마크 조성, 깨끗하고 안전한 시설,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지원 등을 통해 기피 시설이 아닌 기대 시설로 전환되는 모범사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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