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햇살아래 다양한 빛깔의 채소와 과일들이 익어가는 여름은 1년중 색이 가장 화려해지는 계절이다. 색이 다르면, 맛도, 영양도 다르다.
알록달록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제철 식재료들의 변신, 몸과 마음을 화사하게 물들이는 색깔있는 여름별미들을 만나본다.
경상남도 고성의 치자 농장. 여름이면 밭을 점령한 불청객 풀과 씨름하느라 바쁘다는 한 부부. 고향 거제에서 치자의 달콤한 향을 맡고 자라며 귀농의 꿈을 키워왔다는 남편 이정수 씨는 해양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연이 닿은 이곳에 자리를 잡고 아내 강순연 씨와 함께 치자밭을 일구고 체험농장을 운영하며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치자의 매력에 빠져 매일 웃으며 산지 7년 째. 진한 주홍색으로 익은 치자열매를 물에 우려내면 노란색이 우러나오는데 예로부터 옷이나 음식에 노란색을 입히는 천연 염료로 사용되어 왔다. 특히 여름음식에 치자의 노란색은 특별한 힘을 발휘한다. 치자가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게 해주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게 천연 방부제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전엔 치자물로 반죽한 밀가루를 아픈 곳에 붙이는 약으로도 쓰였단다.
치자물로 밀가루를 반죽해 더 쫄깃하고 소화도 잘된다는 민물새우수제비, 치자물로 밥을 지어 더 찰지고 오래 두어도 쉽게 상하지 않는 치자밥은 연잎에 올리고 콩, 대추, 은행, 연근까지 골고루 올려 쪄내면 맛도 색도 향긋하게 어우러진다.
상추도 하얀 진액을 품은 줄기까지 그대로 물김치를 담그는데 감자풀을 쑨 다음 치자물을 넣어주면 금방 시지 않고 아삭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살아난다. 푸른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치자와 함께 인생 2막을 살아가며 서로에게 조금씩 물들어 가는 부부의 행복 가득한 황금빛 여름밥상을 만난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여주 가지밥상, 영월 토마토 농부 등을 소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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