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블레이드’ 무리한 경합에도 선전, ‘시크릿플레이’ 폭발적인 추입력 보여, ‘아이러브한센’ 부진마에서 능력마로
끝으로 마필의 컨디션을 알아야 한다. 경마는 경륜이나 경정처럼 기계로 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말이라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주가 되기 때문에 당일 컨디션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베팅하기 전에 꼭 명심할 것은 ‘경마에서 돈 따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환급률 73%의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 종일 베팅해서 집에 갈 때 따서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이번 회에서는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치러진 경마 중에서 뚜렷한 전력 변화를 보인 마필 5두를 소개한다.
#달금(국6·암)
달금은 서울 26조 안해양 마방의 국내산 2세 암말이다. 8월 20일 실전 두 번째 경주에서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8번 게이트에서 좋은 출발을 했으나, 빠른 말이 워낙 많고 편성이 강해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를 일곱 번째로 돈 후, 직선주로에서 탄력적인 걸음을 발휘하며 치고 올라왔다. 결국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반 마신 차로 아쉽게 3위로 골인했다.
비록 3위에 그쳤지만, 당초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상당한 선전으로 평가된다. 단승식 배당 40.9배가 말해주듯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데뷔전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채 2위마에게 7마신이라는 큰 차이로 완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두 번째 경주에서 완전히 달라진 경주력을 보였다. 기록도 데뷔전 1분 3초 1에서 1분 1초 4로 1.8초나 앞당겼고, 막판 200m(LF)도 13초 1에서 12초 5로 빨라졌다.
혈통적으로 어느 정도는 기대치가 있다. 모마 천은은 현역 시절 막강한 선두력을 발휘하며 데뷔전부터 연승 행진을 펼쳤고, 결국 1군까지 진출했던 능력마였다. 씨암말로 전향한 후에도 원더풀컨트리(3군), 천둥여울(4군)을 배출하며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잠재 능력상 대성할 마필은 아니지만, 데뷔전보다 체중이 12kg 늘어나며 480kg이 되었고, 두 번째 경주 만에 뚜렷한 변화를 보였기에 현군에서는 언제든지 입상 후보로 손색없을 듯하다.
#최강블레이드(외4·거)
최강블레이드는 서울 31조 강환민 마방의 미국산 4세 거세마다. 3개월 만에 출전한 8월 20일 휴양 복귀전에서 좋은 내용을 보이며 1.5마신 차 3위를 기록,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200m 10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로 선행을 노렸지만, 안쪽에 전형적인 선행마 8번 문학스톰이 강하게 밀고 나와 어쩔 수 없이 경합을 벌였다. 3, 4코너를 지나 결승선에 들어설 때까지 선행 경합은 계속됐다. 따라서 직선주로에서 현격히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막판까지 버텼다. 물론 막판 결승선 통과할 때 역전을 허용하며 3위로 밀려났지만, 우승마와 차이는 불과 1마신이었고, LF도 13초 6으로 나쁘지 않았다. 만약 선행 경합을 벌이지 않았다면 우승까지도 가능했다고 본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미드쉽맨은 2017년 미국 리딩사이어에 오른 언브라일드송의 자마로 2021년 미국 리딩사이어 31위를 기록할 정도로 우수한 씨수말이다. 모마 피라미스트는 현지에서 배출한 자마 두 마필이 51전 14승(수득 상금 18만 달러), 40전 6승(10만 달러)을 거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3개월 공백과 무리한 선두 경합에도 상당한 선전을 펼쳤다는 점에서 앞으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선행이 가능한 경주에서는 더욱 노려볼 만하다.
#시크릿플레이(국6·수)
시크릿플레이는 서울 53조 김동철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8월 21일 실전 두 번째 경주에서 막판 폭발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깜짝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1번 게이트에서 한 박자 늦게 출발하며 최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까지 쫓아가기 급급한 모습 속에 꼴찌로 직선주로에 들어섰다. 그런데 막판 200m를 남겨두고 추입을 시작하더니 결승선 통과할 때는 생고무 같은 탄력을 보였다. 벌어진 격차가 너무 컸기 때문에 3위에 그치긴 했지만, 막판에 보여준 추입은 매우 강렬했다. 경주 끝나고 서둘러 기록을 살펴봤더니 LF가 11초 8이 나왔다. 11초대는 최근에 본 적이 없는 희귀한 기록이다. 그만큼 폭발적이었다는 뜻이다.
데뷔전에서는 출전마 9두 중 7위에 그쳤고, 아무런 존재감 없이 후미에서 시작해 후미로 끝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말이 돼서 나타났다. 여전히 스타트에 문제점을 보이긴 했지만, 전체적인 경주력은 최소 두 단계는 상승한 느낌이었다.
혈통을 분석해본 결과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경주를 통해 완벽한 전력 변화를 보였다. 체중도 450kg에서 468kg으로 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아이러브한센(국6·수)
아이러브한센은 부산 9조 양귀선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이다. 8월 21일 실전 두 번째 경주에서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200m 8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로 2선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인기 1위 12번 레이더가 한 수 위 능력을 과시하며 여유 있게 선행에 나섰고, 1번 스페셜히어로, 2번 피플파워와 함께 외곽에서 선입 전개로 4코너를 지나 직선주로에 들어섰다. 결승선에서 나름대로 끈기를 발휘했지만, 레이더와 피플파워 두 마필의 능력이 워낙 강했기에 3위에 그치고 말았다.
한 달 전 치른 데뷔전에서는 막판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무려 27마신 차로 출전마 11두 중 10위에 그쳤다. 기록도 1200m 1분 19초 5로 형편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1분 16초로 3초 5나 앞당겼고, 순위도 10위에서 3위로 끌어올렸다. 부진마에서 능력마로 변신한 셈이다. 앞서 소개한 시크릿플레이와 마찬가지로 혈통적 기대치는 높지 않다. 그러나 이번 경주를 통해 뚜렷한 전력 변화를 보였다는 점에서 현군에서는 언제든지 입상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이다.
#금아마이아(외4·암)
금아마이아는 대한민국 최고 조교사 부산 19조 김영관 마방의 미국산 4세 암말이다. 8월 21일 여섯 번째 경주에서 막판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깜짝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200m 3번 게이트에서 반 박자 늦은 출발로 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약간의 중속을 보이며 순위를 끌어올리긴 했으나, 여전히 선두권과는 큰 격차가 있었다. 4코너를 여덟 번째로 돈 후, 막판 200m 지점에서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결국 3위로 골인했지만 막판에 보여준 포스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혈통적으로는 평가하기 곤란하다. 부마 오버애널라이즈는 2017년 미국 리딩사이어 2세마 부문에서 8위에 올랐지만, 국내에 도입된 자마가 바이킹스톰(1군) 외에는 모두 별 볼 일 없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모마 플래즌트포인트는 2006년부터 9두의 자마를 배출, 그중 두 마필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나 18세의 고령에 금아마이아를 생산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는 내릴 수 없다.
앞으로 크게 뛸 말은 아닌 것으로 평가되나, 이번 경주를 통해 뚜렷한 전력 변화를 보였다는 점에서 현군에서는 편성에 따라 얼마든지 입상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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