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미 경제가 내부적인 모순으로 인해 동력을 상실한 것이다. 우리 경제는 고용창출능력을 잃어 불임경제에 가깝다. 이에 따라 실업이 누적되면서 경제 저변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75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 부머가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했다. 마땅한 노후수단을 마련하지 못한 이들이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외부요인에 의해 위기가 몰아칠 경우 경제는 붕괴위험이 커진다.
정부는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성장에서 안정으로 바꾸었다. 정부는 경제성장률 목표를 3.7%로 잡고 민간 소비증가율을 올해 2.5%에 3.1%로 높일 예정이다. 그러면 신규 일자리는 28만 개로 늘고 소비자 물가는 4.0%에서 3.2%로 안정된다. 정부가 경제안정에 정책의 초점을 맞춘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정책의 수단이 미약하여 목표달성이 의문시된다.
경제는 위기가 기회다. 세계경제의 침체는 우리 경제가 새로운 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 틈새가 될 수 있다. 북한의 새로운 정권출범은 남북 간 경제협력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양대 선거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힘을 모으는 정치행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공격적인 전략을 펴 오히려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런 견지에서 우선 우리 경제는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해외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연구개발투자를 늘리고 벤처산업을 육성하여 다른 나라에 앞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영토를 전세계적으로 넓혀 우리 경제를 지구상에서 해가 지지 않는 경제로 만들 필요가 있다. 더불어 공정거래, 금융, 조세 등 관련 정책을 과감하게 바꾸어 내수와 중소기업을 획기적으로 살려야 한다. 그리하여 내부적으로 고용증가가 경기를 활성화하고 경기활성화가 다시 고용증가를 가져오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더 나아가 금융시장의 불안을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외국자본의 횡포를 막기 위해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외환수급과 환율의 안정을 위해 미국 등 선진국과 상시적인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또한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외국자본에 대한 대항마로 육성하여 국부유출을 막고 금융시장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한편 만약의 북한정세 불안에 대비하여 서둘러 비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워 금융시장의 과도한 변동을 막고 물가안정을 통해 국민의 일상생활에 대한 불안이 없게 해야 한다. 다음 북한과 소통과 협력의 외교를 강화하여 적극적으로 경제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여기서 총선과 대선은 경제를 살리고 사회화합을 이루는 정책과 역량을 모으는 선거로 치러 국가발전의 새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위기의 소용돌이를 희망의 소용돌이로 바꾸는 국민의 저력이 다시 솟게 해야 한다.
고려대 교수·전 총장 이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