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사는 삶, 다르게 살아보고파…경찰 출석 때 입은 웨딩드레스도 하나의 메시지나 재미로 봐주시길”
임 씨는 “비키니를 입어 논란이 됐는데, 이번에 경찰서에 갈 때는 의상 중에 가장 아름답고 예의를 차린 옷인 웨딩드레스를 입었는데 또 논란이 됐다”며 웃었다. 어떤 생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는 행동을 계속하는지 궁금해 일요신문이 임 씨를 만나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떤 사람인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한다.
“임그린이다. 일반적인 사무직 직장인처럼 일하다 약 2년 전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라는 개인적인 터닝포인트가 생겨 한 번 사는 삶,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꾸밀 수 있지만 지금의 젊음을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몸을 드러내는 의상을 입어보고 코스프레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원래 소셜미디어(SNS)도 안 했는데 많은 사람이 인스타그램을 포트폴리오처럼 쓰기도 해서 약 1년 전부터 업로드를 했는데 단기간에 약 15만 팔로어가 모였다. 직장을 그만두고 인플루언서 생활을 하기로 하고 플레이조커 대표와 연결돼 같이 일하고 있다. 일찍 이 길로 들어섰다면 좋았을 터라는 생각도 있는데, 그래도 직장 생활을 안 해봤다면 또 안 해본 일을 후회하고 있을 것 같다.”
―비키니를 입고 오토바이를 탄 이유가 뭔가.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였다. 1960년대 윤복희 씨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처음 등장했을 때 미니스커트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당시 언론에서는 미니스커트를 두고 ‘민족의 반역자’라고 했고, 정부에서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을 단속했다. 하지만 현재 입고 다닌다고 해서 그 누구도 민족 반역자라 하지 않고 단속한다고 하면 큰일이 날 것 같다. 당시 미니스커트는 억눌렸던 여성의 자아 정체성을 표출했던 도구였다고 본다. 이번 비키니 라이딩의 메시지 또한 그와 같다.”
―비키니를 입고 오토바이를 탄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가족들도 많이 찾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보면 바닷가 주변에서도 비키니를 입고 다니는 분이 많다. 비키니를 입고 편의점, 카페 등 어디든 자유롭게 다닌다. 부산 해수욕장 근처에서 비키니는 되고 강남 도심에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잘 이해가 안 간다. 경범죄 처벌법 과다노출에 대한 내용을 보면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성기, 엉덩이 등 신체 주요 부위를 노출해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을 처벌하게 돼 있는데 해수욕장 역시 공개된 장소다. 당연히 그곳엔 어린애들 또한 매우 많다. 두 곳이 다르게 다뤄질 이유가 없다. 물론 논란이 될 것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많은 분이 불편했다고 해서 나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지나친 악플이나 욕설은 본인을 욕보인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크게 신경 쓰진 않아 속상하다는 마음은 없었다.”
―당시 오토바이를 타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인스타그램에서만 보면 갖게 될 선입견과 달리 나는 굉장히 내성적인 사람이고 집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비키니를 입고 오토바이를 탈 때는 살면서 못 느껴본 강렬한 짜릿함을 느꼈다. 살면서 언제 낯선 남자 등을 잡고 비 오는 날 오토바이를 타 볼 수 있을까 생각이 들어 뭐가 되든 상황을 즐기자고 생각했고 해방감을 만끽했다.”
―오토바이 운전자인 보스 제이(BOSS J)와 연인 사이로 많이들 생각한다.
“어떤 관계도 아니다.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보스 제이님은 매우 아름다운 아내도 있다. 이번 퍼포먼스 진행을 함께하기 위해 만난 사이일 뿐이다.”
―화제와 논란이 된 이후 주변 반응은 어떤가.
“다양하다. 걱정해주는 친구도 있고 진지하게 왜 이런 퍼포먼스를 했는지 이유를 궁금해 하기도 한다. 연락이 끊겼던 10년 전 친구가 안부를 묻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장난으로 홍보를 부탁하기도 했다.”
―조사를 위해 경찰서 출석할 때 웨딩드레스를 입고 갔다. 이유가 뭔가.
“원래는 또 비키니를 입고 출석해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그보다는 비키니를 입어서 과다 노출이라고 하니 이번에는 경찰서 갈 때 의상 가운데 가장 중요한 날 가장 아름답고, 최대의 예의를 보여줄 수 있는 옷인 웨딩드레스를 골랐다. 온몸을 꽁꽁 싸매고 갔는데도 그래도 불쾌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이번 웨딩드레스도 또 하나의 메시지나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인플루언서뿐만 아니라 배우나 운동 등 여러 가지 분야로 활동 범위를 넓혀보고 싶다. 현재는 웹드라마와 뮤직비디오 촬영을 열심히 하고 있다. 직장생활보다는 즐거워서 만족하는 면이 크다. 재밌는 상상을 많이 한다. 어떤 파격적인 행동을 했을 때 돌아오는 놀라는 반응을 싫어하진 않는다. 한국은 4계절이 있다. 노출이 전부가 아닌 만큼 그 계절에 맞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생각이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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