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가장 먼저 기른 가축 중 하나인 돼지는 농사를 짓기 위한 채비 동물이자 피와 살로 갈 든든한 식량이 되어준 것은 물론 추운 날이면 가죽마저 제공하는 만능 가축이었다.
선사시대부터 함께한 돼지의 역사만큼이나 돼지고기의 변천도 다양하다는데 전통을 계승해 나가는 사람들과 돼지의 신선한 변신을 꾀한 사람들을 통해 2022년 지금 이 땅 위, 돼지의 모습을 만나러 간다.
우리나라 2호 동물복지 농장 '성지농장'으로 향한다. 2010년에 발발한 구제역으로 농장의 돼지를 모두 살처분해야 했던 아픈 기억을 지닌 이범호 대표. 돼지가 살아있는 동안이라도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주기로 결심한 이 대표는 텅 빈 농장을 다시 일으켰다.
이제는 돼지의 행복을 따져가며 운영 중인 성지농장. 더 건강하게 자라는 돼지를 보면 옳은 선택이었음을 확신한다는데 지금이 있기까지 애써온 1등 공신들이 모여서 잔치를 벌인다.
이범호 대표의 가장 가까운 지지자 아내 이해유 씨와 처형 이해임 씨가 잔칫상을 차린다. 두꺼운 삼겹살 수육의 겉면을 노릇하게 구워 간장 소스에 졸이는 한국식 동파육과 매콤하고 상큼한 소스로 간을 한 등뼈 탑 샐러드는 오늘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잔치 음식이다.
버릴 것 하나 없는 돼지는 내장까지도 맛있는 요리가 된다. 아들 이원우 씨와 성지농장 1호 직원 안형철 대표가 잘 익은 묵은지를 썰어 넣고 한 솥 가득 내장탕을 끓여낸다. 다 같이 먹는 고기 한 점에 그동안의 고생은 함께했던 추억이 된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경북 포항의 재래돼지, 충남 부여군의 드라이 에이징 기술자 등을 만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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