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온과 함께 하면 시너지 나겠다고 생각…글로벌 경쟁하는 블록체인 기업 보여주고파”
미버스랩스는 과거 블록체인 메인넷을 서비스하던 재단이 2022년 3월 미투온 그룹의 미투젠에 인수되면서 바뀐 이름이다. 미버스랩스는 미투온 그룹의 미투젠에 인수돼 미투젠의 자회사이자 미투온의 손자회사다. 홍종호 미버스랩스 대표는 “미버스는 ‘4년 동안 메인넷 개발만 했다’고 할 정도로 기술 개발 중심이었는데, 여기에 날개를 달아줄 미투온 그룹의 인수 제안을 받고 합류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홍 대표는 미래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특히 미버스랩스와 미투온과의 시너지가 곧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홍 대표는 “인수합병된 지 약 5개월 만에 미투온과 출시한 게임이 P2E 랭킹 트렌드 1위라는 성과를 달성한 만큼 앞으로 더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요신문은 홍 대표를 만나 미버스랩스의 차기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버스랩스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
“첫 직장이 한화그룹의 한화생명이었다. 한화 공채 24기로 입사해서 한화생명 지점장을 7년 정도 했다. 2017년쯤 고객을 많이 만나다 보니 VIP 고객 중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물어보는 고객이 많았다. 가상자산을 공부하다보니 한화 재직 시절 느꼈던 전통 금융의 문제점과 여러 가지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자산시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진정성을 갖고 바르게 사업을 한다면 마치 셀트리온의 서정진 명예회장처럼 전공자가 아니어도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성 금융산업 변화와 블록체인 기술의 선두에 서보자는 비전을 가지고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설립하게 됐다. 다만 당시 가상자산 업계에 흔했던 사람들처럼 일확천금을 노리기보다는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해보고 기술을 앞세워야겠다고 생각했고, 기술 개발에 전념했다.”
―미투온 인수 제의는 어떻게 받게 됐나.
“미투온 이사회 의장이 블록체인 개발 사업을 해주던 타 회사 대표의 지인이었다. 기술 이해가 있는 분이어서 우리 기술을 알아봐 줬다. 자체 개발 메인넷을 다시 만들기보다는 우리가 만들어온 메인넷을 인수해서 빨리 치고 나가자는 전략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인수 제의를 많이 받아봤는데 미투온과는 함께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합류하게 됐다. 미투온은 돈이 없는 회사가 아닌 데다 기술 이해도가 높았고, 다 같이 열심히 하는 분위기도 조성돼 있다. 같이 하면 틀림없이 시너지가 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미투온, 미투젠과 시너지는 어떤 게 있다고 보나.
“게임을 통해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가장 대중적으로 즐기도록 만들 수 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비교적 쉽게 미버스 생태계 내에 깊숙이 유입시킬 수 있어 플랫폼 활성화에 큰 기초가 될 수 있다. 다만 게임업계가 워낙 경쟁이 치열해 시장 내 마켓셰어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다행히 이번에 론칭한 포켓배틀스가 반응이 좋다. 미투온에서 개발한 좋은 게임 IP들이 많은 덕에 마켓셰어 확보 차원에서 다른 기업과 비교해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본다.”
―포켓배틀스가 P2E 랭킹 사이트에서 트렌딩 부문 등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사이트에서 순위를 어떻게 선정하는지 선정 기준은 자세히 파악이 안됐다. 다만 트렌딩이라는 부문은 검색 순위, 방문자, 접속자 수 증가 추이를 보고 결정되는 것 같다. 정확한 DAU(하루 사용자 수)를 밝히긴 어렵지만 흔히 생각하는 숫자보다는 훨씬 많은 유저가 접속해서 즐기고 있다. 마케팅에 돈을 거의 안 썼는데도 불구하고 반응이 뜨겁다. 현재 인기 국가는 인도네시아, 브라질, 베트남, 이란, 필리핀, 미국 등이다. P2E 게임인 만큼 ‘쌀먹’(게임에서 나오는 돈으로 쌀을 사 먹는다는 표현) 유저가 많은 동남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포켓배틀스가 1위를 차지한 P2E 게임 랭킹 사이트도 좋지만 많은 유저가 관심 있는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면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서 대중적인 큰 성공을 거두면 당연히 의미가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이나 P2E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보는 사이트에서 1위를 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일단 블록체인 서비스가 안착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마니아의 인정을 받고, 진짜 재밌다면 마켓스토어에서도 인정받으리라 본다.”
―직접 게임도 해봤나.
“당연히 내 돈으로 현금결제도 하면서 즐겼다. 게임이 잘 돌아가는지, 운영에 문제가 없는지 알려면 열심히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너무 재밌게 즐겨 생각보다 현금결제도 많이 했고, 순위도 높은 등수를 차지했다. 만약 1등을 한다면, 상금으로 나온 미버스를 소각에 쓰려고 했는데 게임만 너무 했다는 얘기 들을까봐 그 계획은 접었다.”
―포켓배틀스는 하루에 모든 퀘스트를 다 하면 약 700원 정도를 벌 수 있다. 이것만 벌고 떠나는 유저만 많으면 오히려 게임사 쪽에는 부담이 되지 않을까.
“결국 유저 숫자를 늘려야 한다. P2E 게임 중 가장 성공했다는 엑시인피니티도 DAU가 200만 명 정도가 찍히면서 파이도 늘어나고 토큰 가격도 급상승했다. 쌀먹 유저라고 해도 일단 유저가 많아져야 한다. 스테이지를 깨다 보면 중간 광고를 보면 보너스를 주는데 유저가 많아지면 광고 매출도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한 달 사이 의미 있는 광고매출이 나왔다고 한다. 유저가 늘어나다 보면 그 중 게임성에 반한 유저가 나오고 결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포켓배틀스는 해외 유저가 많이 즐기고 있다. 더 많은 해외 유저 확보를 위한 노력이 있다면.
“이번에 론칭한 포켓배틀스는 글로벌 유저를 메인 타깃으로 출시해 많은 실 유저를 확보했다. 자체 탈중앙화 거래소 ‘미버스덱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MEXC와 후오비글로벌에 미버스를 상장해 해외 이용자가 활발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추가로 MEXC는 현재 메인넷 토큰이 거래될 수 있게 메인넷 연동절차(Mainnet Integration)를 마친 상태이고, 후오비 글로벌은 절차 진행 중이다. 향후 추가 공개 예정된 게임도 글로벌 시장 타깃으로 진행 예정이고, 게임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미버스 덱스나 NFT(대체불가능토큰) 마켓플레이스에 유입될 수 있도록 사업 방향이 잡혀 있다.”
―미버스의 토큰 이코노미가 궁금하다.
“미버스는 미버스 블록체인 플랫폼의 유틸리티 코인이다. 게임이나 NFT 등 미버스 생태계 참여자들이 다양한 DApp(애플리케이션)을 쓰면서 미버스 코인을 사용하고 거래해나가면 그만큼 생태계 전체가 확장되는 효과를 가져오도록 만들었다. 특히 코인 소각 모델에 신경을 많이 썼다. 미버스 덱스 안에서 포켓배틀스 영웅 NFT, 미스테리박스 NFT의 각 거래액의 1%는 미버스 코인 소각에 활용된다. 거래가 활발해지면 그만큼 소각되는 양도 늘어나는 방식이다. 현재 약 4가지 정도 소각 정책이 공지됐고, 지속적으로 미버스의 유통량을 줄이며 미버스의 가치가 상향되도록 매일 고민하고 있다.”
―포켓배틀스 다음으로 미버스를 연결할 게임으로 어떤 IP를 생각하고 있나.
“모회사 의견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확정할 순 없지만 미투온, 미투젠에서 개발하고 서비스된 게임 IP 가운데 하나를 빠르게 P2E로 론칭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포켓배틀스와 같이 블록체인의 기술을 연결해 게임성을 더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구상 중이다. NFT 기반 게임은 기존 게임과는 다르다. 기존 게임은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 내 자산을 게임 개발사나 배급사가 결정할 수 있었다. 하나의 게임 아이템은 다른 게임에서는 이용이 제한되는 범용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었다. NFT의 가장 큰 장점은 해당 자산을 소유자 본인이 결정할 수 있고 미버스가 앞으로 추가 출시할 게임이나 서비스에서 범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 출시될 다양한 미버스 블록체인 게임 내 다양한 NFT가 상호 유기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고민 중이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 겨울이 왔다는 표현이 나온다.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데 체감은 어떤가.
“투기성 금융상품에서 블록체인의 순기능을 잘 구현하고 실제 기술의 활용 사례를 만들고 건전한 가상자산 생태계를 꾸려나가는 기업이 살아남는 ‘옥석 가리기’ 해가 될 것 같다. 이 시기를 잘 헤쳐나가 살아남은 기업들은 국가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미버스랩스의 목표가 있다면.
“미버스랩스의 목표이자 비전은 국내 1위 메인넷 플랫폼으로 성장해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해외에서도 유명한 다수의 메인넷 프로젝트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 가격을 얼마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미버스 시총도 몇 배는 더 키우고 싶다. 아직도 블록체인, 가상자산 하면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에게도 진짜 제대로 운영하는 기업이 있다는 걸 결과로 보여주고 싶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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