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이 푹푹 빠져도 또다시 걸어가야 하는 길. 누구든 허리를 숙여야만 무언가 얻어갈 수 있는 땅, 자연 아래 겸허한 자만이 드나들 수 있는 '갯벌'이다.
질퍽한 흙 속에 몸을 담그고 한평생을 흙먼지와 함께 살아가는 갯마을 사람들. 자연의 순리대로 꽃이 피고 지듯 펄에 살고 지는 사람들의 갯내음 가득한 밥상을 만나본다.
여수, 순천, 보성을 감싸 안은 여자만 갯벌. 그곳에 속한 영등 갯벌은 봉황마을 사람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영등 갯벌의 자랑은 바로 비단짱뚱어. 5월부터 11월까지 '훌치기 낚시'로 잡을 수 있는 짱뚱어는 마을 사람들의 소중한 식량이자 수입원이다.
갯마을 남자들이 낚시를 할 때 아낙들은 바구니 하나 짊어지고 갯벌로 향했다. 없던 시절 기댈 수 있었던 곳은 갯벌뿐이었다는 배광순 씨. 갯벌에서 나는 짱뚱어를 머리에 이고 장장 5km를 걸어 벌교 시내에 팔았다.
삼시세끼 밥을 먹듯 갯벌을 드나든 덕분에 오남매를 무사히 키울 수 있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펄에 나갔기 때문일까. 이제는 허리가 굽어 펄이 불러도, 그리워도, 갈 수 없는 곳이 됐다.
광순 씨처럼 펄에 살고 지며 생계를 이어갔던 봉황마을 사람들. 항상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주는 갯벌은 마을 사람들에겐 삶의 터전과도 같다. 그중에서도 영등 갯벌에서 나는 비단짱뚱어로 끓인 짱뚱어탕은 봉황마을 사람들만 먹을 수 있었던 보양식이다.
짱뚱어 한 마리에 딱 두 점만 나온다는 짱뚱어 회와 석쇠에 구운 짱뚱어구이는 펄처럼 투박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맛이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인천 용유도, 태안군 남면, 신안 중도면을 찾는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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