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성에서 1만 3000명 검거, 단일 수사 최대 실적…보이스피싱과 연계된 조폭 등도 발본색원 방침
중국 공안은 8월 29일 장쑤성 저장성 안후이성, 3개 성에 대한 ‘100일 행동’ 수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에 검거된 사기범 용의자는 1만 3000명에 달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범죄조직만 460개를 소탕했다. 휴대전화, 컴퓨터 등 범행도구 1만 4000개를 압수했고 불법적으로 모은 현금과 암호화폐(가상화폐)도 몰수했다.
공안이 ‘100일 행동’에 나선 것은 전기통신망 사기 사건의 심각성 때문이었다. 소위 ‘보이스피싱’으로 불리는 범죄는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일당의 근거지가 대부분 해외여서 그동안 수사에 애를 먹어왔다. 이러는 동안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보이스피싱으로 인해 전재산을 날리는 일은 부지기수였고, 심지어 목숨을 끊는 피해자들도 생겨났다.
더군다나 보이스피싱 범죄는 밀입국, 자금세탁 등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각종 범죄 집단의 자금줄 역할을 한다. 공안은 범죄 사슬을 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이스피싱 일당을 검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안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특징은 비접촉 범죄라는 것이다. 어느 특정 지역에 국한되는 게 아닌, 전국이 범죄 대상이다. 또 은밀성이 매우 강해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실제 피해는 더욱 많을 것”이라면서 “보이스피싱은 사회질서와 대중의 안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공안 당국은 대대적인 수사를 앞두고 ‘보이스피싱 국가대표팀’을 결성했다. 중국 전역에서 관련 수사에 능통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력을 모두 모았다. 공안 관계자는 “전국에 퍼져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 소굴과 일당을 일거에 검거하는 게 국가대표팀의 목표였다”면서 “말 그대로 수사의 국가대표팀”이라고 했다.
공안 당국은 우선 범죄사실 파악 및 증거수집에 총력전을 기울였다. 어설프게 수사를 시작했다간 일당들이 잠적하거나 해외로 도피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범죄 일당들의 신병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공안은 장쑤성 저장성 안후이성을 1차 타깃으로 삼았다. 이곳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곳인 동시에 범죄 소굴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안은 전면적인 단속 직전까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
공안의 작전명은 ‘그물 수거작전’이었다. 국가대표팀과 현지 공안 인력이 동시에 모두 출동, 일망타진하는 방안이었다. 그물로 물고기를 몰아넣은 뒤 한꺼번에 건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 지어진 작전명이다.
공안은 일주일에 걸쳐 작전을 수행했고, 결과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성공이었다. 이 기간 검거한 사기범 수(1만 3000명)는 중국 단일 수사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인원이다. 공안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돈세탁 등의 불법행위를 일삼은 증거도 확보했다.
이와는 별개로 상하이의 공안도 7월 하순부터 보이스피싱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3000명의 용의자와 170개 조직을 검거했다. 또한 피해자들로부터 뜯어낸 6000만 위안(117억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상하이 공안이 급습한 한 오피스텔에선 5명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이 일당은 불과 일주일 만에 24만 위안(4700만 원)을 보이스피싱으로 벌어 들였다. 조기에 검거되지 않았다면 큰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수법은 간단했다. 우선 전화, 문자메시지, 코드 스캔 등을 통해 광고성 정보를 보낸다. 내용은 시간제 채용, 연애, 사주, 재테크 투자, 선물 무료 수령 등이었다. 별 생각 없이 이를 누르는 순간 피싱 프로그램이 피해자 휴대전화에 깔린다. 피해자가 그 어떤 번호를 누르더라도 범죄 일당이 받도록 돼 있어 보이스피싱임을 의심하기 어려웠다는 게 공안 측의 설명이다.
이번에 적발된 조직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해외 거주 일당을 모집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화를 걸어 피해자들을 속이는, 소위 ‘전화원’ 역할을 맡았다. 조직들은 전화원의 음성과 억양을 중국인에 맞게 변형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또 해외에서 온 전화가 중국 현지인 것처럼 보이는 장비도 발견했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불법으로 빼돌린 돈을 은닉하기 위해 조직폭력배와 손을 잡고 자금세탁을 해왔다. 공안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자금줄을 끝까지 추적, 관련 범죄자들을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공안은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기술과 장비 등을 제공한 공범들에게 자진 신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해진 기간 안에 자수를 할 경우 감형 또는 선처를 해줄 예정이다. 공안 관계자는 “제일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일이다. 공안과 금융기관이 배포한 주의 사항을 숙지할 것”이라면서 “또한 사소한 이익을 위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도와줘선 안 된다. 처벌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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