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코로나19는 그 변화를 더욱 가속시켰다.
전국민 스마트폰 보급률 97% 시대지만 그런데 70대 이상 여성은 고작 69%에 불과하다. 디지털 기기가 주는 혜택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평등하지 않았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16.8%로 해마다 그 비율을 가파르게 늘고 있어 몇 년 안에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세상, 노인세대에게도 디지털은 피할 수 없는 일상이 되었다.
노인세대의 디지털 소외는 다양한 불평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최근 우리 사회 곳곳에 빠르게 생겨나고 있는 키오스크다. 65세 이상 노년층 10명 중 8명은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없다.
사용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 또는 뒷사람의 눈치 때문에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지 못하고 키오스크 앞에서 발길을 돌린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에게 디지털 세상은 거대한 장벽이다.
이제는 생활필수품이 되어버린 스마트폰이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다. 전라남도 함평에 살고 있는 김수자 씨(83)는 3년 전부터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스마트폰 안에 별의별 기능이 다 있다고 하던데 전화와 문자 주고받는 것 외에 할 줄 아는 게 거의 없다. 같은 마을에 사는 이종승 씨(74)는 스마트폰이 있지만 인터넷 연결조차 해본 적이 없다.
해마다 노년층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증가하고 있는데 70대 이상의 스마트폰 활용 수준은 국민 평균의 70%가 채 되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된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노인들에게 디지털 세상은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디지털 시대에 또 하나의 문제로 떠오른 것은 가짜뉴스와 넘쳐나는 허위정보다. 특히 노인세대 중에는 SNS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을 통해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들 중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어떻게 가려내고 어떤 정보가 내게 필요한 것인지 혼돈스러워 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노인들을 대상으로하는 허위광고와 가짜뉴스들은 노인세대를 위한 디지털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노인들이 디지털 활용 능력을 키운다면 은퇴 후 또 다른 사회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60세 이상 노년층으로 이루어진 부천시니어멘토스쿨, 일명 '부시멘' 회원들은 일정 기간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을 수료 하고 부천 예술인 홍보 영상을 만드는 마을 활동가로 활동한다.
노년층의 소식을 다루는 인터넷 미디어, 실버넷TV는 평균 연령 73세의 노인 기자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서 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학규 씨(76)는 기사거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카메라를 짊어지고 나가 취재를 하고 영상을 찍고 기사를 작성한다.
노인세대를 위한 디지털 교육, 주변의 관심, 그리고 스스로의 노력이 함께 간다면 노인들의 디지털 장벽은 낮아질 수 있다. 고등학교 수학교사였던 강철진 씨(70)는 퇴직 후 운동 유튜버가 되었다.
유튜브 '구독' 버튼을 누르면 구독료가 나가는 줄 알고 구독하지 못했을 정도로 유튜브에 문외한이었던 그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유튜버스쿨을 다닌 후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다. 전라남도 장성에서 땅콩 농사를 짓고 있는 송정하 씨(75)는 얼마 전 시내에 있는 쇼호스트 학원에 등록했다.
지난해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는데 요즘 라이브커머스(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가 대세라는 이야기를 듣고 준비 중이다. 장비 설치부터 방송 진행까지 어려운 일투성이지만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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