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 장교·부사관 인기는 떨어지는데…사병에만 집중된 복지혜택에 위기에 놓인 군 체계
기획재정부는 2023년 예산안을 통해 ‘병사 월급 200만 원’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2년 82만 원 수준인 병장 봉급은 2023년 130만원, 2024년 165만 원으로 상승한 뒤 2025년엔 205만 원으로 ‘200만 원의 벽’을 넘어설 예정이다.
2022년 초임장교인 소위 1호봉의 봉급은 175만 원이다. 초임 부사관 하사 1호봉 봉급은 170만 5400 원이다. 2023년 초급 간부의 연봉 인상은 공무원 임금 인상률에 따라 시행된다. 1.7% 임금 인상이 예정돼 있다. 이정도 수준 임금 인상이 2025년까지 지속된다면, 소위와 하사 임금이 병장보다 낮아지게 된다. 계급과 봉급이 별개가 되는 현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최근 군은 초급 간부 수혈에 애를 먹고 있다. 사병 병역 복무 기간이 1년 6개월로 단축되면서 단기장교와 부사관의 수요가 급감했다. 초급 간부가 사병보다 더 오랜 기간 의무복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일한 메리트는 봉급의 차이였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사병 임금 상승 정책에 초급 간부는 봉급마저 사병보다 적게 책정될 예정이다.
전직 군 간부는 “계급과 별개로 봉급의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초급 간부를 모집하는 데 훨씬 제한사항이 많을 것”이라면서 “복무 기간도 길고 돈도 적게 받으면 누가 초급 간부로 지원을 하겠느냐. 양질의 초급 간부를 선발·육성하지 못하게 되면 인건비는 늘어났는데 업무 효율성은 떨어지는 군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초급 간부 모집은 난항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2015년 4.5:1이었던 ROTC(육군 학군사관후보생) 경쟁률은 2022년 2.4:1까지 낮아졌다. 초급 간부로 병역을 이행하는 것에 대한 관심도가 현저히 낮아진 셈이다. 일부 서울권 대학교에서는 경쟁률이 미달을 기록하는 경우도 빈번하다는 후문이다.
부사관 모집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사관 지원율이 하락하면서 중사·하사 계급이 정원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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