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강요하며 유흥업의 윤락업 변질 주도한 보도방 영향력 차츰 줄어들어
“요즘 룸살롱에 가면 이쪽 일 처음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접대여성이 많다. 마담들도 새로 온 애들이 많다고 소개하곤 하는데, 사실 그건 예전에도 그랬다. 그렇게 소개해야 손님들이 좋아하니깐. 그런데 룸에서 술 마시다 보면 정말 새로 온 접대여성이 많다. 룸에서 접대여성들끼리 통성명 하고 어디 사는지 묻고, 예전엔 무슨 일을 했는지 등 대화의 꽃을 피우더라. 예전에는 못 보던 풍경이다.”
사업 관계로 자주 룸살롱을 찾는 한 40대 회사원의 이야기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고물가와 불황 등 경제 위기가 다가올수록 이상하게 유흥업계는 호황이다. 아무래도 돈이 덜 도니 간판만 보고 들어오는 워킹고객은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유흥업소를 자주 찾는 단골들은 여전하다. 오히려 이럴 때 술자리 접대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게다가 경제 상황이 안 좋으면 다른 일을 하던 여성들이 어쩔 수 없이 유흥업계로 일자리를 옮기는 일도 늘어난다. 아무리 실내 인테리어를 번지르르하게 갖추고 각종 서비스를 과감하게 제공해도 유흥업소는 접대여성의 수준에 따라 매출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접대여성, 그것도 손님들이 좋아할 만한 에이스급 접대여성이 많을수록 매출이 오르는 구조인데, 경제위기가 유흥업계에 새로운 그리고 경쟁력 있는 접대여성이 많아지게 만들고 있다.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상당히 흐트러진 업계 분위기가 다시 균형을 되찾고 있다고 얘기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듭된 집합금지명령으로 룸살롱 등 업소에 소속된 접대여성들이 대거 떠났다. 안정적인 영업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소속 접대여성들의 수입도 불안정해진 까닭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보도방으로 갔다. 보도방은 불법 영업을 이어가는 유흥업소에 몰래 접대여성을 보내주는 일을 하고 있어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소속 접대여성이 많은 룸살롱과 보도방 접대여성을 불러주는 룸살롱의 수준 차이가 분명했다. 아무래도 단골손님을 꾸준히 관리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소속 접대여성들이 절실하다. 당시만 해도 보도방은 유흥업소에서 연락이 와야 접대여성을 보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을’의 위치였다.
그런데 올해 들어 다시 유흥업계가 정상화됐지만 유흥업소들은 접대여성 공급을 여전히 보도방에 기대야 했다. 불법 영업이 거듭되던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유흥업소와 보도방의 갑을 관계가 깨진 뒤 그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다. 철저하게 접대여성의 수입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보도방은 더 많은 수입이 가능한 2차(성매매)를 유흥업소에 강요하기 시작했고, 2차를 원하지 않는 손님은 유흥업소 예약조차 어려울 만큼 유흥업계가 변질됐다. 유흥업소가 윤락업소로 변질됐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탄식이 흘러넘칠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두세 달 사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경제위기로 일자리를 잃어 어쩔 수 없이 유흥업계에 투신했지만 2차 등 성매매까지는 원하지 않는 접대여성들이 늘고 있는 것. 게다가 이런 여성들에게 소위 ‘마이킹’이라 불리는 선불금을 주고 업소 소속으로 받는 룸살롱들이 늘고 있다.
요즘 분위기에 대해 강남의 한 룸살롱 업주는 “경쟁력 있는 애들(접대여성)을 우리 가게에만 나오게 하고 싶어 예전부터 거액의 마이킹까지 주며 애들을 붙잡았던 것으로 새로울 게 없다”면서 “사실 더 이상 보도방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크다. 아무리 돈을 더 벌 수 있다고 해도, 2차까지는 하고 싶지 않은 업주들도 많다”고 얘기했다.
물론 여전히 룸살롱에 가면 2차를 원하는 손님들도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업소 측에서 보도방에 연락해 2차가 가능한 접대여성을 보내달라고 요청한다. 이런 상황 역시 코로나19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고 한다.
앞서의 40대 회사원은 “접대를 위해 만난 분 가운데 한 분이 은연중에 2차를 원한다는 의사를 표현해 마담에게 부탁해 접대여성을 교체했다”면서 “예전에는 그래도 접대여성들이 별다른 티를 내지 않고 다 어울렸는데 이번에는 업소 소속 접대여성들이 교체해 들어온 접대여성을 사실상 왕따시키더라. 자기네는 다르다는 의미 같은데, 분위기가 묘해지자 결국 그분하고 새로 들어온 접대여성이 2차를 위해 술자리를 떠났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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