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고수입에 자녀 유학 등 유리…전지현 강수정 김정은 대표적, 결혼 후 해외 이주도
요즘은 연예인끼리 결혼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그 못지않게 연예계 스타와 금융맨의 결혼 역시 꾸준하다. 배우 전지현은 2012년 미국 은행에서 일하는 동갑내기 친구와 결혼했고, 방송인 현영 역시 펀드매니저와 결혼해 다복한 가정을 꾸렸다.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강수정, 배우 김정은의 남편은 홍콩에서 외국계 금융 회사에 몸담고 있다.
스타와 금융맨의 만남은 일종의 ‘상호 보완적’이라는 측면에서 자주 이뤄진다. 외국계 투자사와 증권사, 은행 등에 근무하는 금융 전문가들은 일반 회사원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고액 연봉을 자랑한다. 특히 미국 등 외국에서 공부하고 근무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미국 시민권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외국 생활에도 비교적 수월하다. 자녀의 유학이나 국제학교 진학 등 교육 방식도 다양하게 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결혼 등 미래를 계획하는 데 있어서 매력으로 작용한다.
#손연재 남편, 글로벌 헤지펀드 대표
손연재는 2022년 4월 열애 사실을 공개하고 불과 한 달 만에 ‘8월 결혼’을 공표했다. 결혼을 발표하면서 손연재는 예비남편에 대해 “아홉 살 연상의 일반인”이라고만 소개할 뿐 자세한 설명은 생략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아닌 만큼 개인 신상은 철저히 함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남편의 존재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손연재의 남편인 이 아무개 대표는 미국의 글로벌 헤지펀드 U 사의 한국법인을 이끄는 투자 전문가다. U 사는 2020년 기준 16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던 2020년, 이 대표는 몇몇 경제 전문지와 인터뷰를 갖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블록딜과 관련해 “블록딜이 좋은 기업, 가치 있는 투자를 한다는 인식을 보여주고 싶다”는 비전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는 젊은 투자자로서 당시 경제 전문가들로부터 주목받기도 했다.
손연재의 결혼식은 화려했다. 예식 장소인 신라호텔은 식장 꽃 장식에만 중형차 한 대 값이 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최고급 장소에서 결혼한 손연재의 웨딩드레스 역시 3월 결혼한 손예진이 착용한 명품브랜드 엘리사브였다. 손연재의 럭셔리 결혼식은 하객으로 참석한 배우 이민정, 오윤아 등의 SNS를 통해 알려졌다. 억대의 비용이 드는 예식을 치렀지만 손연재는 축의금을 따로 챙기지 않고 소아 환우들을 돕기 위해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 기부액만 5000만 원에 이른다.
10월 22일 결혼을 발표한 연기자 윤진이의 예비신랑 역시 금융맨이다. 얼마 전 인기리에 방송한 KBS 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서 활약한 윤진이는 인기를 재확인하고 곧바로 결혼에 골인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윤진이는 소속사 레드우즈를 통해 “1년여 동안 교제한 네 살 연상의 비연예인 남자친구와 결혼한다”고 알렸다. 이후 윤진이의 연인이 금융 업계 종사자라는 사실이 추가로 알려지면서 스타와 금융맨의 만남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전지현부터 강수정, 김정은까지
금융맨과 결혼해 안정된 가정을 꾸린 스타들은 여럿이다. 가장 대표적인 스타가 배우 전지현으로 2012년 미국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에 근무하는 동갑 친구인 최준혁 씨와 결혼해 현재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어린 시절 친구 사이로 알려진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해 결혼까지 골인한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지만 결혼 당시 남편 최준혁 씨의 재력 등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최 씨는 알파자산운용 설립자인 최곤 회장의 차남이다. 은행에서 실무를 쌓은 그는 2020년 부친의 보유 지분을 받아 현재 알파자산운용 대표를 맡고 있다.
고액의 출연료를 바탕으로 재테크에 두각을 보이는 연예계 자산가 전지현만큼이나 남편인 최준혁 대표 역시 투자 업무에서도 역량을 나타내고 있다. 2021년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알파자산운용의 2020 사업연도 당기순이익은 2억 원으로 2019년 대비(-39억 원)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5억 원에서 109억 원으로 약 7배 늘었다. 금융계에서는 최 대표의 투자 성과가 흑자 전환에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금융맨과 결혼을 계기로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거나 해외로 이주하는 스타들도 있다. 방송인 강수정이 대표적이다.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2000년대 중반 방송가 ‘아나테이너’ 열풍의 주역인 강수정은 프리랜서 선언 이후 한창 주가를 높이던 2008년, 네 살 연상의 금융맨과 결혼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강수정의 남편은 하버드대학 출신으로 홍콩에서 국제 금융회사의 펀드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결혼식부터 남달랐다. 강수정은 홍콩의 최고급 호텔인 포시즌 호텔에서 가족 40여 명만 참석한 가운데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고, 이후 홍콩 고급 주택가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최근 들어 방송 출연 횟수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거주지는 홍콩이다. 방송 일정이 잡히면 홍콩과 서울을 오가는 일정을 반복하고 있다.
홍콩은 아시아 투자와 금융의 허브로 꼽힌다. 이로 인해 외국계 금융 투자사에서 일하는 남편을 만난 스타들은 홍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곤 한다. 배우 김정은 역시 2016년 외국계 금융사 펀드매니저와 결혼해 홍콩에 정착했다. 김정은은 홍콩 여행 도중 우연히 현재의 남편을 만났고, 이후 남편의 적극적은 구애로 결혼까지 골인했다.
#고액 연봉, 안정된 생활, 자녀 유학 등 강점
금융맨은 일반 직장인과 비교해 수입이 월등히 높은 고액 연봉자들이다. 특히 강수정, 김정은이 결혼한 외국계 금융사 펀드매니저의 연봉은 수십억 원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화려한 연예계에 몸담은 연예인들이 결혼의 한 조건으로 보는 ‘재력’ 면에서 고액 연봉을 자랑하는 금융맨들은 매력적인 후보자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융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할을 하는 커리어도 미래를 약속한 결혼 상대로서 중요한 장점이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펀드매니저 같은 금융맨이나 연예인은 각자의 위치에서 금전적으로 안정되고 정상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라며 “서로 비슷한 조건이나 환경을 갖춘 배우자를 원하기 마련이고 양측 모두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에서도 서로 호감을 갖기가 수월하다”고 밝혔다. 연예인들이 결혼상대로 택하는 금융맨들이 대부분 외국에서 학위를 따고 외국계 회사에 재직하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 시민권을 보유한 이들도 다수. 결혼 뒤 외국 생활을 원하거나 자녀 교육에 있어서 유학이나 국제학교 진학을 원한다면 금융맨이라는 직업은 용이하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연예인들이 결혼하는 금융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MBA를 수료한 경우가 많아 한마디로 ‘아메리칸 스타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해외에 기반을 갖추고 있어 자녀 교육에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지현의 첫째 아들도 고액 등록금으로 유명한 채드윅 송도국제학교에 입학했고, 강수정의 자녀도 홍콩 국제학교에서 교육받고 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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