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희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나홀로 술을 마시는 모습에 박찬환은 그 앞에 앉았다.
무슨 일인지 알려달라는 남편의 말에 나영희는 "듣는거 말고 이해해줄 수 있냐"고 말했다.
박찬환은 "글쎄요. 무슨 이야기인지 들어보고"라며 망설이자 나영희는 속마음을 차마 털어놓지 못했다.
결국 나영희는 "당신만큼은 그대로 변하지 말고 거기 있어요. 그대로. 그래줄거죠?"라는 말만 했다.
박찬환은 "사람은 누구나 변해. 나도 예전과는 다르고"라고 말했고 나영희는 "당신은 당신 혼자만의 것이 아니에요. 내 첫사랑, 내 순수함, 자존감 전부라구요"라고 얘기했다.
이에 박찬환은 "이제라도 늦지 않았어. 힘들면 지금이라도 다 내려놔. 당신이 하려는 모든거 다 멈추고 내려놔. 그러고 살아. 당신 남편으로서 그정도는 내가 해줄 수 있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영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술을 마시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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