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수사권 되찾은 검찰, 파급력 있는 성과 필요…법조계발 연예인 수사 소문 다양한 버전으로 나돌아
약에 취한 듯한 모습으로 주택가를 배회하던 40대 남성 배우는 이상보였다. SBS ‘8뉴스’는 이상보가 휘청거리며 거리를 걷고 있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는데 입고 있던 노란색 티셔츠에선 구토한 자국까지 보였다. 주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된 이상보는 간이검사에서도 양성반응이 나왔다.
그렇지만 이상보는 YTN 인터뷰에서 “단 한 번도 마약을 한 적도 없고 마약을 본 적도 없고 마약을 한 사람과 관계된 사람과 연결된 적도 없다”고 토로하며 “지금 복용하는 건 신경안정제”라고 주장했다.
2009년 부친 사망 이후 우울증 치료를 시작해 누나와 모친까지 사고로 숨지면서 2019년부터는 우울증과 불안증이 심해져 약물 복용량을 더 늘리게 됐다는 게 이상보의 주장이다. 결국 간이검사 양성반응도 우울증 약물에 포함된 소량의 마약 성분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이상보는 병원 진단서와 주치의 인터뷰 등을 통해 결백을 주장했다. 이상보는 체포된 지 이틀 만에 석방된 상태다.
애초 ‘40대 남성 배우’ 마약 혐의 긴급체포 사실이 알려진 뒤 연예계에선 대대적인 연예계 마약 수사가 시작된 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조성됐었다. 8월 중순 대검찰청이 마약·조직범죄 엄정 대응 입장을 밝힌 뒤 연예계 마약 수사설이 나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위 검수완박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에 따라 검찰의 마약 직접 수사가 제한되는 분위기였지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수완박법을 무력화하는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와 관련한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검찰의 마약 직접 수사가 원상회복됐다. 이후 검찰이 분명한 성과를 드러내기 위해 아무래도 파급력이 큰 연예계 마약 수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불거졌다. 게다가 여러모로 대통령실과 여권, 검찰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예인 마약 사건은 상당한 이슈 전환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그렇지만 이상보는 그 시작점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상보 사건은 검찰이 내사 과정을 거쳐 수사로 전환해 체포하는 과정이 아닌 약에 취한 듯한 모습으로 주택가를 배회하다 주민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었던 만큼 수사를 통한 결과물은 결코 아니다. 게다가 이상보가 우울증 약물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만큼 실제 불법 마약 투약이 아닐 가능성도 커졌다. 연예계에서는 이상보의 결백 주장이 사실이길 바라는 분위기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임원은 “만약 이상보 씨가 정말 불법 마약 투약을 한 것일 경우 검찰에 강력한 명분을 줄 수 있다”면서 “검찰의 마약 직접 수사 정당성 입증이나 여론 돌리기 용도로 연예인 수사를 진행하는 게 아니라 연예인이 백주대낮에 마약에 취해 길거리를 배회할 만큼 연예계에 마약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돼 있어 대대적인 연예계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 새 국내에서 마약범죄가 급증한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2021년 마약 압수량은 1296kg으로 2017년(155kg) 대비 8배 이상 급증했으며, 2022년 상반기 마약 사범은 8575명으로 2021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텔레그램과 다크웹 등 온라인 거래가 급증하고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 유통이 이뤄져 일반인들의 마약 접근이 쉬워졌다. 이런 까닭에 10대 사범도 급증했는데 이런 분위기로 볼 때 불법 마약 투약 사례 역시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로버트 할리, 박유천 등이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구입해 불법 투약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문제는 어느 정도의 인기 연예인이 마약 사건에 휘말리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명세와 인기가 입증된 톱스타급 연예인의 마약 투약 사건이 불거지면 단 한 명일지라도 그 파급력이 엄청나게 클 수밖에 없다. 반면 유명세가 크지 않은 연예인의 경우 여러 명이 체포될 만큼 수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돼도 파급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연예계에선 법조계발 소문들까지 나돌고 있다. ‘아는 검찰 관계자에게 들었는데 ○○지검 마약·조직범죄 전담부에서 톱스타 여럿이 포함된 연예인 마약 사건을 내사 중’이라느니,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과에서 주도해 전국 6대 지검 마약·조직범죄 전담부와 함께 대대적인 연예인 마약 관련 내사를 진행 중이라는 얘기가 청담동 변호사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다’느니 하는 소문들이다. 아직까진 루머에 가까워 보이는 수준의 얘기들이지만, 그만큼 연예계에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연예 관계자들도 최근 연예계에서 실제로 마약 불법 투약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본다는 점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요즘 마약을 불법 투약하는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는데 연예계 역시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면서 “아이돌 그룹 멤버들 가운데 마약 사건에 휘말리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얼마나 유명한 연예인이 연루되느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동선 프리랜서
-
‘독도’ 노래한 엔믹스에 일본서 역대급 반발…일본서 반대 청원 4만건 돌파
온라인 기사 ( 2024.11.18 09:45 )
-
한국 조선은 미국 해군 ‘구원병’ 될 수 있을까
온라인 기사 ( 2024.11.19 16:33 )
-
‘전관 블랙홀’ 가상자산 업계 1위 두나무 ‘공격적 대관’ 톺아보기
온라인 기사 ( 2024.11.22 15: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