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실적 반토막…부동산PF 부실채권 쏟아질 가능성 예의주시
2022년 2분기 58개 증권회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825억 원으로, 직전 분기인 1분기 대비 47.4%(9763억 원)나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 대비 5.1%(1998억 원) 줄었는데 주식거래대금 감소 여파로 수탁수수료가 10.3%(1504억 원) 감소했다. 치명상은 자기매매손익에서 발생했다. 1분기 대비 6455억 원이 감소했다. 특히 파생 관련 손익은 1조 4075억 원이나 급감했다. 채권 관련 손익도 금리 상승 여파로 1조 412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들어 거래대금은 2분기보다 더 줄었다. 채권 금리도 2분기 말보다 높아진 상태다. 미국의 긴축이 계속되면서 주가는 더 하락하고 금리는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채권 관련 손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환율 불안으로 주가연계증권(ELS) 등 관련 자산에서 외화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2020년 봄에도 주가 급락으로 담보가치가 하락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추가담보요구(Margin call)에 처하기도 했다.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외화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진다.
부동산PF에서 부실채권이 쏟아질 가능성은 증권사들이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다. 지난 6월 초 취임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일단 터지면 증권사 전반에 대한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져 자금조달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 부동산PF는 주택, 상가, 오피스 등을 개발할 때 시행사가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사업모델이다. 보통 은행보다 증권사들의 금리가 더 높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시행사나, 후순위 대출에 주로 증권사가 뛰어든다. 그만큼 위험이 큰 셈이다.
지난 9월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증권사의 3월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4조 1760억 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3792억 원 줄었다. 같은 기간 연체 잔액은 오히려 1691억 원(16.4%) 늘었다. 연체율도 3.7%에서 4.7%로 높아졌다. 특히 고정이하여신(연체기간 3개월 이상)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무려 29.8% 급증한 3459억 원에 달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무려 8.3%에 달한다. 증권사의 부실비율은 다른 금융권보다 월등히 높다. 보험은 연체율 0.31%, 고정이하비율은 0.05%다. 은행과 상호금융권의 연체율은 각각 0.02%, 0.09%다.
주목할 부분은 증권사들이 주로 뛰어든 부동산PF 채무보증이다. 그 규모가 24조 6675억 원으로 대출 잔액의 6배에 육박한다. 돈을 빌려주지 않고 보증만 서도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증권사에서 인기가 많았다. 돈 빌리기 어려우니 보증이 필요하다고 봐야 한다. 그만큼 보증을 이용하는 시행사의 재무건전성이 취약하거나,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이 낮다고 봐야 한다. 시행사가 돈을 못 갚으면 증권사가 대신 갚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대출과 거의 같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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