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가처분 신청 법원심리 결론, 그 사이 윤리위 추가 징계 가능성…부당징계 프레임 내세울 전망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9월 14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청한 가처분 사건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법원에 직접 출석, 국민의힘 측과 1시간여 동안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앞서 국민의힘은 9월 5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의 사퇴 등 궐위’ 등을 당의 비상상황으로 정한 개정 당헌을 의결했다. 이를 두고 이 전 대표는 소급금지원칙에 반하고, 반헌법적인 행동이라며 전국위 개최 금지를 주위적 신청(주된 신청)으로, 의결 효력정지를 예비적 신청으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9월 14일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당초 함께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었던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사건에 대해 국민의힘 측이 기일변경 신청을 했고, 이를 법원이 받아들여 9월 28일로 심문 일정이 연기됐기 때문. 법원은 28일 같이 속행 심리를 열기로 했다.
이미 주호영 비대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이 인용된 바 있는 만큼 이준석 전 대표는 가처분 결과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며 “어차피 지난 가처분에서 법원이 일정 부분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 불복하는 것을 다루기 때문에, 가처분 심리는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 구상대로 가처분이 법원에서 다시 인용되면, ‘정진석 비대위’는 다시 한 번 뒤집히게 된다. 이에 국민의힘 역시 법원에서 비대위가 인정받을 수 있게 가능한 모든 수를 다 동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측에서 법원에 가처분 기일변경 신청을 했다. 비대위가 구성되고 활동을 할 시간을 벌기 위한 수로 보인다. 법원 입장에서도 비대위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되면 제동을 걸기 편하다. 하지만 비대위 회의가 열리고 주요 결정이 내려지기 시작하면 직무정지를 내리는 데 고민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가처분 결정에 대해서 의견이 갈린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확실히 인용이 안 되게 하려면 이준석 전 대표를 당에서 완벽히 내쫓아야 한다. 2주 사이 윤리위 추가징계 얘기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당원권이 없으니 가처분 신청자격이 안 된다. 따라서 ‘각하’ 내려달라 이런 작전”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법원 결정이 나오는 9월 28일 전까지 이준석 대표에 대한 성접대 의혹 관련 경찰 소환조사 및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추가징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경찰이 이 전 대표를 소환조사해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당 윤리위가 이준석 전 대표를 ‘제명’ 수준의 중징계를 내린다는 시나리오다.
국민의힘은 8월 27일 의원총회에서 “이 전 대표의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 발언 등 당원들에 모멸감을 주는 언행에 대해 강력히 규탄·경고하며 추가징계에 대한 윤리위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다”고 결의했고, 윤리위는 입장문을 통해 “의총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법원 심리일인 28일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었지만 당 일각에서는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준석 전 대표 역시 9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측 변호인이 가처분 소송에서 ‘각하 전술’을 쓰는 것 같다. 빌미를 만들어서 ‘제명 시나리오’로 ‘(이준석은) 당원 아닌데요’ 이렇게 갈 것 같다”며 “윤리위는 오늘 열려면 오늘 저녁에 열 수도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이 전 대표에 대해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이 전 대표로서는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앞서 법조계 관계자는 “28일 법원의 심리와 판단이 나올 때까지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괜히 여러 행동에 나서 법원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고진동 정치평론가도 “지금 상황에서 가처분 (인용이) 나오면 정진석 비대위는 다시 무효화될 거라고 본다. 그러니 국민의힘에서도 법원 판단에 앞서 이 전 대표 윤리위 중징계로 대비를 하는 것 같다”며 “이 전 대표로서는 가만히 지켜보며 여론전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가 ‘부당징계’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란 관측과도 연결된다.
실제 이준석 전 대표는 방송과 SNS(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앞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또 몇 달 간 살펴보면 대통령이 출국하거나 어디 가시면 꼭 그때 일을 벌인다. 이 사람들이”라며 “(윤 대통령이) 체리따봉(텔레그램 이모티콘을) 하시고 휴가 갔다. 그 사이에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한다고 난리가 났다”고 비판했다.
당 윤리위 전체회의가 앞당겨지는 방안이 검토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는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권투 하기로 하고 글러브를 꼈을 때 질 것 같다고 갑자기 칼 들고 나오면 그게 뭐냐”며 “보여줄 수 있는 편법적이고 비상식적인 모습은 다 보여줄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이 전 대표는 9월 15일 국민의힘 비대위원 6명의 직무집행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5번째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따로 계획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 이 전 대표가 굳이 나서서 뭘 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가처분 결정을 기다리는 것밖에 없다. 가처분 판단이 인용이든 기각이든 빨리 나왔으면 좋았는데 미뤄지며 당이 붕 떠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경찰 소환조사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수사 대응에 집중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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