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장도연, 이지혜, 가수 채은정,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 자신의 난자를 얼려둔 여성 연예인들이다. 최근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는 나중을 대비해 건강한 난자를 미리 보관하는 '난자 동결' 시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의 가임기는 평균 15세에서 49세까지이다. 만 35세부터는 급격히 임신 능력이 떨어지는데 여성의 내부 생식기관인 난소의 기능을 잃어버리기 전에 미리 난자를 채취하여 동결 보존하는 것이 바로 난자 냉동 시술이다. 보관된 냉동 난자는 임신을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 해동하여 정자와 수정하여 임신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건강상의 이유로 임신을 미루거나, 당장은 아이 계획이 없지만 미래에 아이를 낳고 싶은 미혼 여성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직장생활로 인해 자연스레 결혼이 늦어졌다는 41세 이숙희 씨. 당장 임신 계획은 없지만 미래에 자신을 닮은 아이만큼은 꼭 낳고 싶어 난자 냉동을 결심했다. 검사 결과 임신 성공을 위해 적어도 30개의 난자를 동결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냉동 난자의 개수는 나이대별로 달라지는데 40대의 경우 난자 약 30개를 냉동해야 무사히 출산할 확률이 50%다. 반면 20대는 같은 개수를 냉동해도 40대보다 출산율이 훨씬 높아진다. 난자 채취 당시 나이가 많을수록 난소 기능이 약해져서 배란되는 난자 개수는 적어지고 난자의 질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난자 냉동 시술의 시기가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젊다고 무조건 난소 기능이 좋은 건 아니다. 올해 28세 백채영 씨는 난소 나이 34세라는 진단을 받았다. 난소 건강은 특별한 증상도, 원인도 알 수 없으므로 꾸준한 검사를 통해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궁내막증, 난소기형종 등 여성 질환 때문에 난소 기능 기능이 저하된 여성들도 많았다.
최근 20~30대 가임기 여성 암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가임기 여성이 항암 치료를 시작하면 난소 기능이 소실돼 임신이 어려워진다. 가임력은 한번 잃으면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근 병원들은 여성 암 환자가 항암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가임력 보존 치료인 '난자 냉동'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산부인과와 연계하고 있다. 이른바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1월 유방암 진단을 받은 27세 허수정 씨. 항암 치료 후 그녀의 난소 기능은 폐경 직전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다행히 항암 치료 전 난자 냉동 시술로 7개의 난자를 동결 보관했다. 미래에 임신할 기회를 보존한 셈이다.
하지만 누구나 난자 냉동 시술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44세 김소희 씨는 심각한 난소 기능 저하로 배란되는 난자 수가 극히 적어 난자 채취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계속되는 시험관 시술 실패 후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무엇일까. 난자 냉동 시술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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