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가을이 찾아왔다. 연중 단 몇 주뿐인 이 선선한 날씨를 만끽하기 위해 문밖을 나서는 나들이객이 많다. 이번 주말 나들이 장소는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어떨까. 넓고 쾌적한 공원이 조성돼 있고, 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는 동물인 말도 가까이서 볼 수 있으며 경마라는 이색 스포츠까지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매주 일요일에는 플리마켓이 개최돼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더욱 풍성해지는 덕분에 훌륭한 가을나들이 장소가 된다.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즐길거리가 디양하다.
△아이와 함께 즐기는 가성비 최고의 유원시설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는 다양한 유원시설을 무료 혹은 2,0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사계절 썰매장인 슬레드힐, 투어버스를 타고 경마공원을 둘러보는 렛츠런투어, 어린이 승마체험 포니승마장, 특수고무로 제작된 어린이 점핑 놀이기구 바운싱돔, 야외놀이터와 미니축구장까지 마련돼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고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여름과 겨울에는 날씨 탓에 유원시설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있으니 지금이 딱 맞는 타이밍이다.
△두두두두 박진감 넘치는 이색스포츠 경마
경마공원에 방문했다면 경마 한번쯤은 해봐야 하는 법. 경마는 경주마의 혈통과 이전 경주기록, 건강상태, 기승기수 등 정보를 토대로 우승마를 추리하는 스포츠다. 경마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초보라면 관람대 1층의 루키존을 방문하면 된다. 루키존 내 초보교실에서는 초보고객들을 위한 강의가 토·일요일 11시부터 16시30분까지 30분마다 진행된다.
루키존 야외석인 ‘그랜드스탠드’는 결승선 바로 앞에 위치해 말발굽이 땅을 때리는 진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며, 야구장처럼 대형스크린에 관람석이 중계되기도 해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이외에도 달고나뽑기, 슈링클스 만들기, 다트대회 등 남녀노소 누구나 모든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나들이 분위기 제대로, 북적북적 소셜창업(UP) 마켓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더비광장에서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개최하는 플리마켓인 ‘소셜창업(UP) 마켓’ 행사가 진행 중이다. 11월 6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최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솜사탕, 빠삭이쥐포 등의 간식류와 디퓨저, 아동의류, 핸드메이드액세서리 등 제품을 판매하며 드림캐처, 가죽소품 만들기처럼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도 마련된다.
9월 25일과 10월 30일에는 다회용 용기를 가져오면 팝콘 등 간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온택트 친환경 캠페인’도 진행된다. 이번 주부터는 소셜창업마켓에서 제품을 구매하거나 체험활동을 이용하면 슬레드힐 무료이용권(2,000원 상당)을 받을 수 있다.(일 선착순 100명)
△가을 냄새 물씬 나는 빅토빌리지 공원산책
부산경남경마공원에는 ‘빅토빌리지’라는 넓은 정원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특히 10월 중순에서 말 즈음엔 공원의 단풍과 억새가 절정에 이르러 가을의 정취를 톡톡히 느낄 수 있다. 참고로 경마공원은 돗자리나 그늘막텐트, 음식물 반입이 가능해 친구, 가족, 연인끼리 피크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입장료는 2,000원이며(카드불가, 19세 이하 미성년자 무료) 운영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공원운영과 관련해 추가로 궁금한 점이 있을 경우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홈페이지 또는 한국마사회 부산고객안전부{월화휴무)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
#18년 경력 문현철 말관리사, 조교사로 데뷔
9월 18일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신규 조교사인 문현철 조교사(3조, 만 41세)가 데뷔 무대를 치렀다. 문현철 조교사는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개장한 200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쭉 말관리사로 근무해 오다가 7월 말 마방을 개업했다.
이후 그는 말을 수급받기가 쉽지 않았다. 마주들이 신규 조교사보다는 검증된 마방에 말을 맡기려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마방을 어느 정도 채우기는 했지만 3세 이상 말은 거의 없이 대부분 2세 신마들로 마방을 채우게 됐다. 2세마들은 경주 경험이 없어 출전하려면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문 조교사는 조금 더 준비된 모습으로 경마팬들 앞에 서고 싶다며 데뷔를 뒤로 미뤘다. 그러던 지난 18일 일요일, 2등급 1200m 경주인 부경 6경주에 ‘퀸오브더월드’로 드디어 데뷔전을 치렀다. 대부분 6등급 혹은 5등급 말로 데뷔를 하는 다른 조교사들과 달리 2등급 말로 데뷔를 한 것이다.
이날 경주에서 ‘퀸오브더월드(한국, 암, 5세)’는 무난한 출발 이후 선두권에 자리를 잡았다. 3위를 유지하며 4코너를 돌아 외곽으로 치고나가려 했지만, 진로가 막혀 다시 안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행히 3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힘을 낭비하게 되었던지 속도를 더 내지는 못하고 이내 발걸음이 무뎌졌다.
경주 결과는 3위. 운이 따라줬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었겠지만 데뷔전임을 고려했을 때 훌륭한 성적이다. 문현철 조교사의 그간의 고민과 노력에 걸맞은 순조로운 첫걸음이다.
문현철 조교사는 “지금 시기에 신규 조교사로 마방을 오픈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두려움이 있었지만 조교사라는 목표를 가지고 경마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가 한편으로는 기회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도전을 하게 되었다.”며 신규 조교사로서의 소감을 말했다. 이어, “3조를, 위기가 왔을 때도 견고하고 단단하게, 외부의 영향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건강한 마방으로 만들고 싶다. 첫 출주까지 시간이 좀 걸렸는데 올해 신마들 농사를 잘 지어서 내년에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평생 경마 외길을 달려온 문현철 조교사, 그의 다짐처럼 앞으로 건강한 마방을 꾸려 언젠가는 부경을 대표하는 조교사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문현철 조교사의 데뷔 기념 인터뷰 영상은 유튜브 한국마사회 경마방송 KRBC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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