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를 빼입고 퇴근길 런웨이에 나선 곳은 성북구 정릉동. 근방 대학교보다 낮은 지대에 위치해 일명 지하세계라 불린다는 이곳에 손님들이 예약하지 않으면 발을 디딜 수 없다는 맛집이 있다고 한다.
바로 한정 판매 숙성 돼지불고기가 주인공이다. 식사 시간은 2시간 제한 및 주문은 한 번 등 까다로운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정릉동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10년의 연구에 걸쳐 숙성 돼지불고기의 참맛을 깨우쳤다는 주인장 김형욱 씨 부부. 많은 수고로움이 들더라도 손님상에는 두 달 이상 숙성한 돼지불고기만을 내가는 것이 원칙이란다.
두 달 이상 숙성한 고기는 극강의 부드러움과 풍미가 더해지기에 불고기 양념도 저염식으로 만들 정도다. 그뿐만 아니라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는 구이 방식 또한 남달랐으니 아내가 숙성 돼지불고기를 불판 위에 한입 크기로 통통 튀게 잘라주면 남편인 형욱 씨가 연탄불에 춤추듯이 초벌 한다.
철판 온도가 300~400도 이상 되어 뜨거움을 무릅쓰고 굽다 보니 춤추는 것처럼 보이는 거라고. 철판 위에 같이 지글지글 구워지는 서울식 김치와 고추장을 찍어 싸 먹으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고 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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