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손으로 헌화…“고인의 뜻 이어 안전한 지하철 만들겠다”
김 사장은 9월 2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헌화한 뒤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더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일터에서 불의의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께서는 어려운 근무환경 속에서도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자기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수행했다”고 추모했다.
이어 김 사장은 “오랜 기간 큰 고통 속에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왔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게 돼 통한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사건이 벌어진 이후 어떤 사과를 드리고 어떤 좋은 대책을 만들어도 고인께서 다시 돌아오실 수는 없겠지만, 이 세상에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김사장은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직원들이 더욱 안전한 근무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현장의 사각지대를 촘촘하게 챙겨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 사장은 분향소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이 ’스토킹 피해 정황이 많았는데 동향 보고를 받은 게 없나‘라고 묻자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그런 낌새를 알아채지 못했다”며 재차 사과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사건 재발 방지 대책으로 스토킹 정황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 사장은 “잘못된 관행과 시스템을 찾아내 고치고 조속히 대책을 만들겠다”며 “공사는 고인을 명예직원으로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교통공사 측의 공식 사과문 발표는 사건이 발생한지 열흘 만에 이뤄졌다. 앞서 9월 14일 밤 신당역에서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던 서울교통공사 소속 20대 한 역무원이 스토킹을 일삼았던 전주환(남·31)에 의해 피살됐다. 전 씨는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돼 재판받다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했다.
전 씨는 피해자의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로, 2021년 10월 불법 촬영물 유포를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하고 만남을 강요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후 전씨는 공사로부터 직위해제를 통보받았으나, 회사 내부 전산망인 메트로넷 접속 권한을 여전히 갖고 있어 이를 통해 피해자의 근무지, 근무 일정 등 개인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21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후 검사 4명으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꾸려 보강수사를 진행 중이다. 9월 23일 서울교통공사 내부 전산 기록 등을 확보하기 위해 공사 내 정보운영센터, 구산역·증산역 역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구산역·증산역 역무실은 전 씨가 범행 전 방문해 내부 전산망에 접속했던 장소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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