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6년째 연애중>의 한 장면. |
1. 둘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라
결혼을 주저하는 연인에게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게끔 자주 질문해 본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벌써 2012년이네. 세월이 참 빠르다. 내년 이맘때 즈음 우리는 뭘 하고 있을까” 등이다. 부담을 주지 않고 가볍게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
이와 같은 질문을 심리학에서는 ‘열린 질문’이라고 한다. 답하는 쪽이 응답하기 위해 어느 정도 시간을 요하는 게 사실이나 결혼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나랑 결혼할래?”와 같은 질문은 효과적이지 않다. 답이 예 또는 아니오 둘로 좁혀지기 때문. 이런 질문을 ‘닫힌 질문’이라 한다.
질문 포인트는 지금부터 1~2년 후의 모습이 기준이란 점이다. 일주일이나 한 달 후 등 앞으로의 시점이 매우 가까운 경우는 현재와 별로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야기에 진전이 없다.
2. 양자택일로 물어보라
인간은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질문에는 자신의 뜻을 내세우지 않고 무의식 중 둘 중의 하나를 고른다고 한다. 이를 테면 “결혼 언제 할래?”가 아니라 “결혼 후 아파트에 살고 싶어? 주택에 살고 싶어?”라고 묻는 식이다.
심리학에서는 ‘더블바인드(Double Bind·이중구속)’라 한다. 표면상 양자택일로 구성된 질문이지만 선택한 때는 이미 본래 망설이던 ‘결혼’이라는 전제를 결정한 셈이다.
양자택일 질문 내용은 밝은 게 좋다. 즉 “결혼하면, 월급이 오를까? 떨어질까?”라는 식으로 부정적인 답을 제시하며 물으면 결혼에 대해 우울한 느낌이 커진다.
3. 화목한 기혼자 집에 놀러가라
일본 내각부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혼자는 대부분 자신이 자라난 가정을 보고 결혼에 대한 이미지를 쌓기 때문에 불화가 있는 가정에서 자란 이들은 결혼에 대한 기대치가 비교적 낮다. 또 아버지가 가사 일을 좀처럼 하지 않는 가정에서 자라난 여성은 독신주의자이거나 연인이 있더라도 결혼을 매우 늦게 할 확률이 크다. 그래서 부부가 함께 책임을 지고 만족스런 가정을 꾸려가는 모습을 자꾸 보는 게 좋다. 이른바 ‘롤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교적 부부관계가 좋다고 여겨지더라도 자신의 부모를 만나게 하는 건 피해야 한다. 결혼할 의사를 전달할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가장 가까운 롤 모델이기는 하지만 결혼을 망설이고 있을 때는 굉장한 압박을 준다. 대신 결혼 후 화목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친구 집에 빈번히 방문하는 게 좋다.
4. 장애물을 만들라
상대에 대한 마음이 열려 항상 같이 있고 싶다고 느낄 때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이 있어야 결혼에 골인하기 쉽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가 그렇다. 집안의 반대 등 큰 방해물이 있을 때 연애감정이 불타오르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고 부모가 딱히 적극적으로 나서서 반대하지도 않는데, 꾸며내기는 어렵다. 대신 다른 라이벌이 나타났다거나 절친한 친구가 반대를 한다거나 지방이나 해외전근 등 둘만의 장애물이 생기면 좋다. 연인의 위기감을 부채질해서 결혼에 골인하라.
5. 잠들기 전 속삭이라.
잠이 쏟아질 때 어려운 주제에 대해 생각하기는 힘들다. 침대에서 연인과 함께 있을 때 먼저 자지 말고 기다리다가 연인이 잠들기 직전에 나직한 목소리로 “나랑 결혼하면, 틀림없이 행복할 거야”, “너랑 결혼할 사람은 나밖에 없어”라고 귓속에 속삭인다. 연인은 잠이 쏟아지므로 별반 대꾸를 하지 않고, “응”하고 대답할 것이다. 최면 효과다.
미군 월터리드 육군연구소에서는 77시간 동안 잠을 재우지 않은 실험대상에게 물건을 감시하는 일을 맡기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매우 졸릴 때 사고력이 평상시보다 3분의 1이나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잠들기 직전에 말한 지시 내용은 기억해냈다고 한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