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청력 이상을 호소하는 난청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난청 진료 환자 수는 74만여 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난청은 단순히 말을 잘 듣지 못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에 따르면 고도 난청일 경우 치매 발병률이 다섯 배 높아진다. 단순히 소리를 듣지 못하는 불편함을 넘어 인지 장애, 심리적 위축까지 유발하는 난청.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영구적으로 청력을 잃을 수 있어 반드시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흔히 난청을 노화현상으로 생각해 노인에게만 발생하는 질병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돌발성 난청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돌발성 난청은 뚜렷한 원인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데 2, 3일 이내 치료가 필요한 응급질환이다. 치료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환자의 2/3은 청력이 부분 감소하거나 영구적으로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
코로나 감염과 난청 발생의 연관성도 있다. 송재진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코와 연결된 귀의 중이로 이동해 달팽이관에 있는 유모세포까지 침투한다는 것이다. 소리의 높낮이 및 강약 차이를 구분하는 유모세포가 손상되면 난청이 발생한다.
이명은 대부분 난청과 함께 동반된다. 난청으로 특정 주파수 영역의 소리를 못 듣게 되면 뇌에 혼란이 생겨 이명이 발생하는 것이다. 일단 이명이 발생하면 난청을 의심하고 병원에서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 번 손상된 청력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김헌기 씨는 불과 1년 전까지도 심각한 난청과 이명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는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정상 청력의 80% 이상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복귀 했다.
난청의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적극적인 청각 재활이다. 하지만 보청기 착용이나 인공와우 수술 등 난청 치료의 사회적 인식이나 비싼 비용으로 적절한 재활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난청으로 의사소통 문제가 발생하면 사회적 고립을 초래해 치매의 위험인자인 노인우울의 직접적인 발병 원인이 된다. 결국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환자의 적극적인 청각 재활이 필요하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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