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일본 운항 확대, 한국도 팬데믹 이전 수준 입국 허용 검토…경기 침체와 달러 강세는 걸림돌
#엔화 약세 일본 여행에 긍정적
일본은 9월 7일부터 3차 접종자에 한해 입국 48시간 이내 PCR(유전자증폭) 검사도 폐지한 바 있다. 전통적으로 패키지여행보다는 자유여행이 강했던 일본에 무비자와 개인여행이 다시 허용되면서 여행사들의 일본 여행 문의와 예약도 대폭 늘었다. 기존 인기 지역이었던 도쿄, 오사카 등을 중심으로 예약 상승세가 가파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일본의 가이드 없는 패키지여행 허용 발표가 우리나라의 입국 전 PCR 검사 의무 폐지와 맞물리면서 하나투어의 일본 패키지 예약률도 700% 가까이 상승했다. 인터파크투어의 10월 이후 일본 출발 항공편 예약자 수도 300% 이상 증가했다. 최근의 엔화 약세도 일본 여행에 긍정적이다.
참좋은여행은 “일본 여행 예약자 수가 일평균 500명 선을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2019년의 ‘노재팬(일본 불매운동)’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예약량이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기간 동안 하루 10명 이하에 불과했던 일본 여행 예약이 50배 이상 증가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도 일본 주요 노선 운항을 재개하거나 대폭 늘린다. 아시아나항공은 10월 30일부터 인천-나리타 노선을 주 10회에서 12회로, 인천-오사카는 주 7회에서 10회로 증편한다. 인천-후쿠오카는 주 3회에서 주 7회로, 인천-나고야 노선은 주 2회에서 3회로 늘린다. 또 성수기 탑승률이 98%에 달하는 김포-하네다 노선도 증편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일본 노선의 운항률을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40% 수준까지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도 10월 1일부터 인천-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 노선을 하루 2회, 김해-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 노선은 주 7회 운항으로 증편한다. 10월 30일부터는 김포-오사카, 인천-삿포로 노선을 주 7회로 재운항한다. 진에어도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주 3회에서 주 7회로, 인천-나리타·오사카 노선은 7회에서 14회로 늘린다. 티웨이항공은 10월 14일부터 인천-후쿠오카·도쿄·오사카 노선을 주 4회에서 주 7회로 증편한다.
또 에어부산은 10월 11일부터 부산-후쿠오카·오사카 노선을 매일 왕복 1회 증편하고, 10월 17일부터는 매일 왕복 2회로 증편한다. 10월 20일부터는 인천-오사카 노선을 매일 왕복 1회로 확대한다. 에어서울은 9월 27일부터 인천-나리타 노선을 재개했고, 10월 30일부터는 인천-오사카·후쿠오카 노선도 다시 띄운다. 플라이강원도 10월 30일 양양-나리타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다.
단거리 노선은 유류비 등 운영비가 낮아 장거리 노선 대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데다 일본노선은 탑승률도 높아 효자노선으로 불린다. 때문에 각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은 계속 확대될 예정이다.
일본 여행객을 잡기 위한 국내 인바운드 여행 업계도 시동을 걸었다. 9월 29일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3년여 만에 일본발 방한 전세기가 운항을 시작한다. 한국관광공사와 제주관광공사, 티웨이항공이 공동으로 오사카-제주 전세기를 띄워 일본의 인플루언서 118명을 태우고 한국관광 바이럴 마케팅 공세를 시작한다.
#중국도 입국 제한 완화 방침
한편 타이완도 9월 29일부터 해외여행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현지 도착 후 시행해야 했던 코로나19 검사를 폐지한다. 주간 입국자 수 제한도 6만 명으로 확대한다. 이는 타이완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특수 목적 이외의 모든 외국인에게 국경을 개방하는 것이다.
단, 입국자 격리는 아직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입국자는 먼저 지정된 호텔에서 3일간 격리한 뒤 다른 숙박시설에서 4일 동안 머물며 자발적 건강관리를 시행하도록 되어 있다. 4일 동안의 자발적 건강관리 기간 동안은 음식점에선 포장만 허용되는 등 현지 시설 이용에도 제한이 있기는 하다.
다만 타이완 정부는 무비자 입국이 재개되는 9월 29일부터 일주일 동안 코로나19 상황을 면밀히 살펴본 뒤 유행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 개방 2단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10월 13일부터는 해외입국자의 의무격리를 아예 면제하는 수준의 방역 완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때부터는 주간 입국자 수도 15만 명으로 늘린다.
중국도 외국인 단체관광객에게 입국 제한을 완화할 방침을 밝혔다. 당장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완전한 자유여행이 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입국 방침을 완화해 여행을 재개할 예정이라 여행업계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기침체가 해외여행 심리에 커다란 저해 요소로 꼽히고 있다. 달러 강세도 큰 걸림돌이다. 환율이 높아진 만큼 괌과 사이판 등의 미국령 여행지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이들 지역은 가족 여행으로 인기가 높은 만큼 가족 전체 여행경비에 대한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여행업계에선 국내 입국 시 PCR 검사 폐지나 주변국들의 무비자 입국 등의 방역완화가 아직은 기대했던 것보다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예약률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했지만 기저효과가 크고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한편 방역당국은 현재 유지되고 있는 입국 후 1일 차 PCR 검사 폐지도 전면 검토하고 있다. 입국 후 PCR 검사 의무까지 해제된다면 국내 입국 절차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여행업계는 일단 국내의 모든 입국 규제가 풀리면 올 연말 여행 수요 회복에도 어느 정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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