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환호’ 뒷심 부족 극복, ‘비에스파워’ 막판 탄력적 걸음 발휘, ‘남산호랑이’ 언제든 현군 입상 가능
아름다운질주(L)로 펼쳐진 부산에서는 예상대로 판타스틱킹덤이 우승했다. 2위는 경매가 1억 원의 스피드영, 3위는 아틀라스가 차지했다. 단승식 배당이 1.5배에 그칠 정도로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판타스틱킹덤은 9번(끝번) 게이트의 불리함에도 여유 있게 선행에 나서며 5마신 차의 압승을 거두며 다시 한번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서울과 달리 부산은 당분간 판타스틱킹덤의 독주가 예상된다. 아무리 찾아봐도 판타스틱킹덤을 이길 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회에서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치러진 경마 중에서 다음 출전 시 관심을 가져볼 마필 4두를 소개한다.
#런던에이스(국6·암)
런던에이스는 9월에만 4승을 몰아치며 부진에서 탈피한 서울 26조 안해양 마방의 국내산 2세 암말이다. 10월 1일 실전 두 번째 경주에서 단승식 130.6배로 아무런 존재감이 없었지만, 전력 급상승을 보이며 깜짝 3위를 기록해 다음에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6번 게이트에서 가장 빠른 출발로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초반 200m까지는 선두로 레이스를 이끌었고, 이후 결승선에 진입할 때까지는 안쪽에 1번 나올천지와 외곽의 12번 라온시티걸과 함께 세 마필이 치열한 선두 경합을 벌였다. 결승선에서도 탄력적인 걸음을 이어갔다. 결과는 아쉽게 3위에 그쳤지만, LF(막판 200m) 13초 0이 말해주듯 끝 걸음이 전혀 무뎌지지 않았다. 선두에서 경합을 벌였음에도 마치 뒤에서 힘을 안배한 마필 같은 좋은 끝 걸음을 보였다. 우승마와 차이도 불과 1마신(0.2초)이었다. 단승식 100배가 넘는 마필의 경주력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선전이었다.
데뷔전에서는 출전마 11두 중 10위에 그치며 아무런 걸음을 보이지 못했다. 순발력도 없었고, 막판 걸음(13초 5)도 탄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데뷔전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부진마였다. 그런데 한 달 만에 급격한 전력 변화를 보인 것이다. 지난번에 밝힌 대로 2세마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 2세마는 사람으로 치면 중고등학생에 해당한다. 한두 달 사이에 키가 훌쩍 크듯이, 2세마도 경주를 치를 때마다 변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베팅에 임해야 한다.
혈통적으로도 어느 정도 기대치가 있다. 부마 테이크차지인디는 2019년 10월 미국으로 역수출되었음에도 현재 씨수말 순위에서 6위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모마 에이원은 현역시절 1군까지 진출했던 능력마였다. 두 살 언니인 에이원플러스(부: 애니기븐새터데이)가 4군에서 퇴역했지만, 런던에이스는 부마가 테이크차지인디라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은 좀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비에스파워(외4·암)
비에스파워는 현재 23승으로 다승 9위를 기록 중인 서울 52조 김동균 마방의 미국산 2세 암말이다. 10월 2일 데뷔전에서 비록 4위에 그쳤지만, 당시 단승식 배당이 44.1배로 팬들의 관심 밖에 있었고, 2위마와 차이도 불과 1마신으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쳐 다음에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8번(끝번) 게이트에서 무난한 출발 이후 순간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약 200m 지점부터는 2선으로 밀리며 선입으로 작전을 변경했다. 4코너에 접어들 때 1번 파이어걸에게 진로 방해를 받으며 외곽을 크게 돌아 거리 손해를 봤다. 네 번째로 결승선에 들어선 후 막판 탄력적인 걸음을 발휘했다.
결과는 아쉽게 4위에 그쳤지만, 경주 내용은 출전마 중에서 가장 좋았다. 2위마 메디치울프와 차이도 불과 1마신이었다. 메디치울프가 안쪽에서 유리한 전개를 펼친 반면, 비에스파워는 방해를 받고 외곽을 돌았다는 점에서 내용은 비에스파워가 훨씬 좋았다고 확신한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있다. 부마 시티오브라이트는 미스터프로스펙터의 피를 이어받았고, 현역 시절 블랙타입 5승 2위 1회 3위 1회를 기록하며 566만 달러의 엄청난 상금을 획득한 괴물 같은 말이었다. 또한 2020년에 배출한 자마 네 마필이 모두 데뷔전에서 우승했고, 그중 한 두는 블랙타입에서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기쁨환호(국6·수)
기쁨환호는 현재 19승으로 다승 17위에 머물고 있지만, 복승률은 32.1%로 전체 2위에 올라있는 서울 48조 이준철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10월 2일 실전 두 번째 경주에서 완벽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2위에 입상해 다음 경주부터는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
1000m 4번 게이트에서 좋은 출발을 하며 2위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자리 잡기에 성공하며 인코스 선입으로 유리한 전개를 이어갔다. 4코너를 세 번째로 돈 후,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적인 걸음을 발휘했다. 막강한 선두력과 근성을 발휘한 10번 글로벌찬가(단승 1.9배)에게 우승을 내주고 2위에 그쳤지만, 당초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상당한 선전으로 평가된다.
데뷔전에서는 5위에 그쳤다. 선입으로 잘 따라갔지만, 결승선에서 현격한 뒷심 부족(LF 14.6초)을 드러내며 10마신의 큰 차이로 완패했다. 그런데 두 달 만에 출전한 이번 경주에서는 완전히 다른 말이 돼서 돌아왔다. 기록이 1분 1초(양호주로)로, 데뷔전보다 무려 2.5초(약 15마신)를 앞당긴 엄청난 발전이었다. 또한 전날 펼쳐진 6군 경주 우승 기록(1분 1초 3)보다 0.3초 빨랐다는 점에서 기록 면에서도 의미 있는 2위로 평가된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있다. 모마 테이크미어웨이투는 기쁨환호가 경주마로 데뷔한 첫 자마라 단정할 수 없지만,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우승 1회와 4위 2회를 거둘 정도로 능력 우수마였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남산호랑이(국6·수)
남산호랑이는 현재 34승으로 박종곤 조교사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 34조 리카디 마방의 국내산 3세 거세마다. 10월 2일 4개월 만에 출전한 휴양복귀전에서 비록 4위에 그쳤지만, 제대로 된 경주가 아니라고 보기에 다음 출전 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400m 8번 게이트에서 반 박자 늦은 출발로 후미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별다른 움직임 없이 맨 뒤에서 두 번째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아홉 번째로 결승선에 들어선 후 막판 결승점 200m를 남겨둔 시점에서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했다. 결과는 4위에 그쳤지만 상당히 인상적인 걸음이었다. 4개월간의 휴양 공백과 이전에 비해 22kg이나 체중이 빠진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평가된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있다. 모마 올와이즈는 일본 중앙경마장에서 활약하며 블랙타입 3위(2086m 모래)를 비롯해 3승, 2위 2회, 3위 3회를 기록한 능력마였다. 2015년 씨암말로 국내에 도입된 후 하이냐(2군), 최강블랙(3군), 로사(3군)를 배출하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성적은 7전 1승으로, 초라할 정도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경주를 통해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외부 휴양을 다녀오며 공백이 생겼고,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음에도 좋은 탄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현군에서는 편성만 맞으면 언제든 입상할 수 있는 전력으로 판단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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