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직후 첫 번째 민원부터 일꾼들은 대공사를 맞닥뜨렸다. 겨울만 되면 수도가 얼어 물도 못 마신다는 어르신의 고민에 외벽을 공사해야 했는데 좁은 현장에 비해 공사 부위가 넓어 일꾼 베테랑 작업반장 진성도 난감해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하회마을에 온 만큼 마을의 자랑인 '하회 선유 줄불놀이'와 관련된 민원도 도맡았다. 선유 줄불놀이는 선비들이 즐기던 '한국식 불꽃놀이'로 공중에 길게 걸어 놓은 줄에 숯가루를 넣은 봉지를 주렁주렁 매단 뒤 점화하면 불꽃이 튀면서 떨어지는 장관을 즐기던 민속놀이다.
해마다 진행되는 마을의 가장 큰 축제를 위해 어르신들은 숯 봉지를 하루에만 약 500개 정도 만들어야 한다고 해 일꾼 삼총사를 충격에 휩싸이게 한다.
직접 만들어 본 작업반장 진성은 한 자세로 앉아 한참을 해야 하는 탓에 "온몸이 아프다"며 매년 해온 어르신들에게 존경을 표했다. 전통을 잇기 위해 고증해낸 방법으로 줄불놀이 전 과정을 준비하는 어르신들은 "다른 지역에서도 하고는 있지만 하회마을의 줄불놀이가 원조"라며 남다른 자부심을 보였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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