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 보이지 않는 끈이 이어져 인연이 된다.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가장 따뜻한 끈이 음식이다. 함께 밥을 먹는 다는 것은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 밥으로 정을 쌓고 마음으로 맺은 아주 특별한 인연의 한끼를 만난다.
충남 예산에서 7년 전 귀촌해 밤농사를 짓고 있는 유혜선 씨. 늦밤이 떨어지는 이맘때면 밤을 미처 다 줍지 못해 애를 태우곤 했다는데 올해는 든든한 일꾼들이 프랑스에서 찾아왔다. 프랑스에서 농사짓고 빵을 굽던 뤼도비크, 플로렌스 부부. 2015년 한국 청년과 정다운 씨와 인연을 맺고 그 연으로 한국을 시작으로 두 자녀들과 1년간 세계여행 중이다.
프랑스에서 다운 씨와 함께 담갔던 '김치맛'에 반한 플로렌스. 한국의 김치와 장 등 발효음식에 관심이 많아 민물고기로 액젓을 만드는 시도까지 해봤지만 바로 무쳐서 먹는 겉절이는 오늘이 처음이라고. 젊어서 우프(WWOOF)로 호주 농가에서 지내며 여행한 경험이 있는 혜선 씨는 귀촌 후 밤농사를 짓게되면서 본인이 받았던 따뜻한 마음을 다시 나누고자 우프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프 운영도, 농사도 초보라 걱정이 많았지만 지구 반대편에 시작된 다운 씨와 플로렌스의 인연이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진 끈이 되었다고. 열심히 주운 밤으로 밤쨈 만들기에 도전했다 번번이 실패했던 혜선 씨에게 13년 차 제빵사 플로렌스가 어머니표 밤쨈만들기 비법을 전수해준다.
밤쨈을 이용해 만드는 밤식빵에, 된장 풀어 달큰한 가을 배추 썰어 푹 끓인 배추된장국 한그릇에 밤 가득 넣고 지은 따끈한 밥까지 한 집에 살며 함께 한 끼를 나누는 이들의 밥상을 소개한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보육원 소년과 엄마가 되어준 족발집 주인의 40여년 인연, 동네 밥상을 차리는 북한이탈주민 부부 이야기, 북한전통주를 빚는 의자매 이야기 등을 소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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