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가 불러온 팬데믹으로 세계가 불안감에 휩싸였다. 경제가 마비될 것만 같던 불안한 현실과는 정반대로 주식시장은 연일 호황과 투자 열풍으로 뜨거워져만 갔다. 주식시장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집값이 오르고 가상화폐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다.
이때 짧은 기간에 막대한 부를 쌓은 '영앤리치'라는 새로운 사람들이 대거 등장했다. 구독자 수 100만에 임박하는 유튜버 '부읽남', no1 경제방송 콘텐츠 유튜브 '삼프로TV 경제의 신과 함께'에 출연하는 강환국, 등 영앤리치들의 일상을 통해 지난 2년간 롤러코스터를 탄 자산 시장의 명과 암을 들여다본다.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하는 게임. 바로 2021년 대히트를 친 '오징어 게임'이다. 극 중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생존 욕망을 온몸으로 보여준 배우 허성태 그가 '오징어 게임'과도 흡사한 현실의 게임을 다룬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팬데믹과 함께 롤러코스터를 탔던 세계의 자산 시장을 조명한다. 이 시기 생존 게임과 같은 세상에서 누구보다 빨리 '부'를 축적한 영앤리치와 그렇지 못한 영앤푸어가 등장했다. 과연 누구는 부자고 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 것일까. 그리고 그들이 우리 사회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영리치들과 함께 많은 경제 유튜버들이 투자 레이스에 참전했다. 경제 유튜버들의 섬네일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있는 제목. 바로 '100억'이다. 그들은 금수저가 아니어도 10억도 아닌 100억을 소유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소셜미디어에서 투자 관련 콘텐츠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일 수 있다.
그것은 이름하여 어텐션 이코노미. 100억이란 자극제로 섬네일을 만들어 어텐션(주목)을 이끌고 이를 통해 조회 수를 늘리는 또 하나의 경제가 그곳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구독자들을 위해 조언하는 걸까. 혹은 본인을 위해 일하고 있는 걸까.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연구소에 따르면 영리치는 49세 이하의 부자를 뜻하며 금융 회사와 거래하고 있는 금융 자산이 10억 원 이상 보유자를 말한다. 2010년에는 그 비율이 12%였지만 2020년 현재 19%까지 증가했고 평균 자산도 60억이 넘는다.
또 그들 대부분은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일상과 성공 노하우를 공유한다. 한참 투자 정보의 홍수에 빠져있다 보면 월급만으로는 살기 어렵다는 생각에 잠기고 시나브로 그들을 추종하기 시작한다. 추종자가 된 투자 꿈나무들은 영앤리치들이 있는 현장에 직접 나가 경험담을 듣는가 하면 존경심을 표하기도 한다. 돈이 많은 사람이 우상이 된 시대. 언제부터였을까.
금리가 인상되고 경기 침체의 우려가 높아진 시대. 잠시 열렸었던 부의 통로가 닫혔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서도 '부자 되기'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게임에 계속 참여할 것인가, 아니면 이 게임 자체에 질문을 제기할 것인가. 우리 사회에 새로 등장한 영앤리치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영앤리치가 되려는 열병을 앓았던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 시대의 풍경을 진단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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