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존 시설 활용, 경기·인천 소재 시설 등 공동사용 등으로 시설투자 최소화 가능”
서울시는 “이번 조사는 ‘2032 서울-평양올림픽’ 공동 개최가 무산되고, 그 실패 요인이 북한과의 공동 개최에 따른 불확실성과 시민들의 호응 없는 하향식 추진에 있다는 분석에 따라 시민들의 의향을 살피기 위한 차원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9월 20일부터 9월 25일까지 6일에 걸쳐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69세 이하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리서치에서 실시했으며, 신뢰수준 95%에 오차 범위는 ±3.1%포인트이다.
서울시가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 서울이 올림픽 개최에 성공한다면 도움이 되는 부분으로 ‘외국인 관광 활성화’ 81.4%, ‘스포츠 인프라 개선’ 80.7%, ‘서울시 브랜드 가치 제고’ 80.5%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는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43.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 올림픽 재유치를 위해서는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인식조사에서 대회 개최 시 우려되는 부문으로는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제적 손실’(43.8%)에 이어서, ‘대회종료 후 경기장 활용’(23.7%), ‘교통혼잡 문제’(23.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림픽 재유치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제시하는 ‘지속 가능한 대회 개최’라는 목표와도 맞닿아있는 만큼, 올림픽 유치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올림픽 개최에 따른 소요 비용은 5.5조(1996 애틀랜타)에서 68조(2008 베이징)까지 추정되고 있으며, 개최지 상황에 따라 상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최 비용을 분야별로 보면 경기장, 선수촌 등의 시설투자가 43%, 인건비, 물류, 경기 운영 등 운영비가 57% 드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적자를 유발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시설에 대한 과잉투자가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는 88올림픽 시설 등 그동안 건립된 국제스포츠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인천·경기지역, 대학교와 민간에서 보유한 스포츠시설을 공동 사용함으로써 개최 비용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시설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잠실과 올림픽 공원에 소재한 88올림픽 시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인정받을 만큼 올림픽 유산을 모범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재활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 사업의 하나로 스포츠 복합단지와 잠실 수영장이 신축을 앞두고 있고, 잠실 주경기장까지 리모델링이 계획돼있어 시설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가 올림픽 28개 종목에 대해 국제규격 조건에 맞는 경기장 확보 방안을 검토한 결과, 사용 가능한 경기장은 13개 종목, 경기도 및 인천시 소재 활용 가능한 경기장은 9개 종목이었다. 신축 검토가 필요한 경기장은 6개 종목(2개 경기장)이었다.
신축 검토가 필요한 6개 종목(2개 경기장) 또한 전문 체육시설 설립 계획에 이미 반영돼 있고, 대학과 민간 소유의 체육시설을 활용하면 신축 경기장 없이도 올림픽 대회를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설투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선수촌 건립비용 역시 주택재개발사업 등을 활용한 민간투자 사업을 통해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앞서 88 올림픽에서 5540세대 아파트를 건립해 올림픽 기간에 참가 선수단과 기자단 숙소로 활용 후 민간에 분양한 사례가 있다.
이 밖에도, 스케이트보드, 브레이크댄스같이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하지 않으면서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은 오픈형 도심 스포츠(Urban Sports)를 올림픽 신설 종목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개최 비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올림픽 개최 도심 스포츠 종목으로는 BMX(자전거를 이용한 스포츠), 스케이트보드, 스포츠클라이밍, 브레이크댄스 등이 있으며, 여기에 롤러 프리스타일, 웨이크보드 등의 종목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이후 2회 이상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는 6개국으로, 평균 50년 만에 두 번째 대회를 개최한 점에 비춰볼 때 1988년 이후 48년 만인 2036년은 올림픽을 다시 한번 유치하기에 적절한 시기로 보고 있다.
최경주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서울은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과 올림픽 유산 관리 능력이 검증된 도시로서 다시 한번 올림픽을 개최한다면 서울경제 활성화와 도시경쟁력 제고는 물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현 상황에서는 올림픽 유치를 서울 단독으로 추진하되, 여건이 허락된다면 남북공동 개최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열린 자세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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