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공주핑크’ 기수 교체시 눈여겨봐야, ‘천마챗’ 네 번째 경주 이후 상승세, ‘정든로’ 언제든 입상 가능한 전력
오너스컵 우승, 코리아컵 2위에 이어 이번 대상경주마저 석권한 라온더파이터는 연말에 있을 그랑프리에서 현재 대상경주 4연승 기록 중인 위너스맨과 진정한 챔피언을 놓고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회에서는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치러진 경마 중에서 다음 출전 시 관심을 가져볼 마필 4두를 소개한다.
#리걸하이(국6·암)
리걸하이는 후반기에만 19승을 몰아치며 다승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 33조 서인석 마방의 국내산 2세 암말이다. 10월 15일 세 번째 경주에서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10번(끝번) 게이트에서 반 박자 늦은 출발과 외측 사행으로 후미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150m 지점부터는 중속을 발휘하며 중위권에 가세했고, 4코너를 돌아설 때에는 외곽에서 2위 그룹까지 올라왔다. 다섯 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선 후, 막판 끈기를 발휘하며 치고 올라왔다. 결과는 3위에 그쳤지만, 당초 기대를 뛰어넘는 선전으로 평가된다.
이전 두 번의 경주에서는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6월 데뷔전에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아무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채 출전마 9두 중 7위에 그쳤다. 우승마와 차이도 11마신으로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부진마 취급을 당했다. 8월 두 번째 경주에서는 6마신 차로 6위를 기록하며 한 계단 올라왔지만, 역시 초반과 종반에 보여준 걸음은 별다른 게 없었다.
그런데 이번 세 번째 경주에서는 확연한 변화를 보였다. 최외곽 게이트 때문에 불리한 전개를 펼쳤음에도 막판 상당한 근성을 발휘하며 3위까지 치고 올라온 것이다. 우승마와 차이도 3마신으로 대폭 줄었다. 만약 안쪽 게이트에서 편안하게 전개했다면 2위는 충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당일 컨디션도 베스트가 아니었다. 한 달 반 정도 외부 휴양을 다녀왔고, 훈련도 강하게 하지 못해 사실 마방에서도 큰 기대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좋은 경주력으로 3위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다음 경주에 대한 기대치는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있다. 모마 캡티브는 현역 시절 13전 4승 2위 2회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씨암말로 전향해서는 새로운스텔스(2군), 예당(3군), 스웨그(4군), 앨버트킹(4군)을 배출했다. 따라서 리걸하이도 현재 6군에 속해있지만, 최종 목적지는 4군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성실공주핑크(국6·암)
성실공주핑크는 전반기 다승 34위에서 후반기 공동 9위로 급부상한 서울 30조 토니 마방의 국내산 2세 암말이다. 10월 16일 데뷔전에서 인기 2위로 팔리고, 결과는 3위에 그쳤으나 인마호흡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돼 다음 경주 기수 교체 시에는 반드시 눈여겨봐야 한다.
1000m 4번 게이트에서 무난한 출발 이후 빠른 스피드를 발휘하며 여유 있게 2위 그룹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크게 무리하지 않은 채 안쪽에서 선입 전개로 경주를 이어갔다. 세 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선 후,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적인 걸음을 발휘했다. 그러나 결과는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3위였다. 우승마와 차이는 2마신으로 제법 있었지만, 2위와는 불과 목 차이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아쉬움이 남는다. 왜냐하면 하정훈 기수가 스타트부터 결승선 골인할 때까지 제대로 마필의 능력을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문세영이나 김용근 같은 A급 기수가 기승했다면 2위는 충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은 편이다. 부마 한센은 도입 당시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나, 2020년 씨수말 순위 1위, 2021년에는 2위를 기록한 우수한 혈통이다. 모마 케어프리는 미국 현지에서 배출한 두 마필이 각각 11전 1승 2위 3회(8만 달러), 12전 2승 2위 4회(7만 달러)의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어 성실공주핑크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천마챗(국5·수)
천마챗은 지난 9월 13전 4승 2위 2회(승률 30.8, 복승률 46.2)를 기록하며 부진에서 벗어난 서울 16조 최봉주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10월 15일 5군 승군전에서 인기순위 8위(단승 23.1배)에 그쳤으나, 의외의 경주력을 발휘하며 깜짝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에서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200m 8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을 하며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약 200m 지점부터는 선두마와 1마신을 유지하며 2선에서 선입 전개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세 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선 후, 막판 끈기를 발휘하며 세 마필이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결과는 3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당초 예상을 깨고 상당한 선전을 펼쳤다. 단승식 1.9배로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우승마 문세영의 룰즈클래스와 불과 0.1초 차이의 접전을 벌였고, 2위마 인빅터스와는 목 차이로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실전 세 번의 경주에서는 14마신, 8마신, 10마신의 큰 격차를 보이며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다가 직전 네 번째 경주에서 첫 승을 거두며 변화를 보였다. 그리고 이번 승군전에서는 한 단계 더 성장한 경주력으로 깜짝 3위까지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혈통을 분석해본 결과 기대치는 높지 않다. 부마 애니기븐새터데이는 현재 씨수말 순위에서 9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대형마를 한 마리도 배출하지 못했고, 특별한 장점도 찾기 어렵다. 모마 토니투스완은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2위와 3위를 한 번씩 기록한 능력마였지만, 앞서 배출한 자마 더킹클래스와 정문스타가 5군과 6군에서 퇴역해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다. 따라서 천마챗도 혈통만 놓고 볼 때는 큰 기대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기존의 형제마와 달리 5군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4군까지는 충분히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정든로(국5·암)
정든로는 통산 544승으로 김영관, 백광열, 울즐리의 뒤를 이어 다승 4위를 기록 중인 부산 21조 민장기 마방의 국내산 3세 암말이다. 10월 16일 경주에서 막판 탄력적인 추입으로 3위를 기록하며 뚜렷한 변화를 보여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300m 7번 게이트에서 무난하게 출발했지만, 스피드 부족으로 후미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결승선에 들어설 때까지 큰 변화 없이 후미에서 쫓아가기 바쁜 모습이었다. 일곱 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선 후, 막판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결국 입상에는 실패하고 3위에 그쳤지만, 당초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상당한 선전이었다. 2위마와 차이도 불과 1마신의 접전이었고, 기록도 1분 21초 3으로 양호했다.
이전 경주에서는 출전마 12두 중 12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맨 뒤에서 쫓아가기 급급한 모습만 보이다가 결국 꼴찌를 기록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번 경주에서도 개인적으로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완전히 예상을 깨고 막판에 탄력적인 추입으로 3위까지 올라온 것이다. 예전 기록을 살펴보니 5군에서 3위를 한 차례 기록했었다. 원래 5군에서 통하는 전력인데, 최근에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부진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혈통을 조사해본 결과 어느 정도는 기대치가 있다. 부마 태피쳐는 2014년부터 3년 연속 미국 리딩사이어에 오른 태핏의 자마로, 2021년 씨수말 순위에서 23위에 오른 우수한 혈통이다. 모마 티즈드리미는 경주마로 활약하지 않았지만, 2000년 미국 연도대표마에 선정된 티즈나우의 자마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전적을 보면 10전 1승으로 별 볼 일 없지만, 이번 경주를 통해 뚜렷한 변화를 보였기에 강한 편성만 피한다면 언제든지 입상할 수 있는 전력이라는 판단이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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