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만 165cm 막대기처럼 생긴 충격 비주얼…“진지해서 장난인지 아닌지 헷갈린다” 반응도
키보드로서는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이다. 모든 키를 일렬횡대로 쭉 늘어놓아 마치 긴 막대기처럼 생겼다. 길이는 무려 165cm다. 봉 버전 키보드라는 의미에서 ‘키봉드’라는 재미있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굳이 이렇게 만든 이유는 뭘까.
일반적으로 키보드는 알파벳순이나 한글의 가나다순, 일본어의 오십음순으로 나열돼 있지 않다. 따라서 키 배열이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으면 입력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구글재팬은 “이를 개선하고자 모든 문자키를 한 방향인, 가로 일렬로 배열하게 됐다”고 밝혔다. “상하좌우가 아니라 심플하게 좌우만 살피면 되기 때문에 입력이 훨씬 쉽다”고 한다.
키보드 사양을 자세히 설명한 동영상도 유트브에 공개됐다. 가장 큰 특징은 폭이 좁다는 것. 책상에 아무리 많은 서류가 산적해 있어도 키보드를 올려놓을 수 있다. 폭이 좁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흔히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의 고민은 고양이가 키보드에 올라가 드러눕는다는 것인데, 막대형 키보드라면 애초 그럴 일이 없다.
그밖에도 구글재팬은 “막대형 키보드만의 이점이 많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타이핑 시 자연히 팔을 뻗어야 하므로 일하면서도 스트레칭을 할 수 있다. 또 피아노 연탄처럼 협업도 가능하다. 둘이서 같이 입력을 하면 능률도 오르고, 사이도 돈독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키보드에 망을 달면 곤충채집망으로 변신하며, 등산 시에는 지팡이로도 쓸 수 있다. 소파 밑이나 침대 밑 같은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떨어진 물건을 꺼낼 때도 유용하다. 물론, 대부분은 키보드답지 않은 활용법들이다.
네티즌들은 “설명이 너무 진지해서 장난인지 아닌지 헷갈린다” “왜 이렇게까지 진심인 거야?” “구글재팬 지보드(Gboard)답다” 등등 유쾌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참고로 막대형 키보드는 판매하는 상품은 아니다. 출시할 예정은 없으며, 대신 누구나 직접 만들 수 있도록 DIY 데이터를 공개 중이다.
구글재팬은 그동안 만우절 기념으로 드럼세트 키보드, 찻잔 키보드, 뽁뽁이 키보드 등 도전적인 키보드를 선보여 왔다. 모두 시판은 하지 않지만, 그때마다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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